네팔 교민 "두부 위에 있는 것처럼 땅 흔들려"


<네팔 현지교민>
-종이배 탄듯 땅이 요동쳐 몸 못가눠
-전신주 부딪히고 사람고함 이어져
-의료시설 부족해 공터에서 환자치료

<지진 전문가>
-아이티 지진 30배, 원전도 파괴할 수준
-지진 예측했어도 국민들 대피 힘들어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해동 (네팔 교민),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지난 주말 전세계가 네팔에서 발생한 초대형 지진으로 충격에 빠졌습니다. 리히터 규모 7.9의 강진으로 지금까지 2000명이 넘는 네팔 국민들이 사망했고 부상자가 많기 때문에 사망자가 최대 4500여 명까지 늘 수 있다는 외신보도도 있죠. 그래서 더욱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는데, 사고가 일어난 네팔 현지를 연결을 해서 당시 지진 상황과 피해 현황을 들어보고 이어서 전문가에게 이번 지진의 원인은 무엇인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네팔 수도 카트만두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해동 씨, 나와 계시죠?

◆ 이해동> 네, 안녕하세요. 네팔입니다.

◇ 박재홍> 선생님, 몸 상태는 어떠신가요, 괜찮으신가요?

◆ 이해동> 네, 저희는 카트만두시 외곽 쪽에 있어서 저희 가족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시군요. 그러면 카트만두이기 때문에 지진을 느끼셨을 것 같은데요. 어땠습니까, 상황이?

◆ 이해동> 어제 한 10분 정도 강진을 느꼈습니다. 우선 새들이 갑자기 많이 확 날기 시작했고요 그리고 두부 위에 서있는 것처럼 땅이 흔들렸어요. 냇물놀이를 하면 종이배를 띄웠을 때 종이배가 물에 흔들리는 정도로 땅이 흔들렸고요, 계단 난간을 잡고 내려오는 데도 몸이 주체를 못할 정도의 강진이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계단에서 내려올 때도 몸이 흔들려서 몸을 가누지 못한 상황이었군요?

◆ 이해동> 계단 난간을 잡아도 몸을 못 가누는, 그 정도의 상황이었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낮시간이었기 때문에 뭐랄까요, 소리도 많이 났을 것 같아요. 어떤 소리들이 났나요?

◆ 이해동> 건물 안에 있다 보니까 집기류라든가 액자나 어항 이런 것들이 막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주거 지역이다 보니까 사람들 고함치는 소리 그리고 전신주들이 부딪치면서 나는 소리, 뚝방이 붕괴되고 먼지가 올라오는 소리, 뭐 이런 소리까지 다 들렸습니다.

◇ 박재홍>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너무나 혼란스러웠던 상황이 됐겠네요. 지진이 발생한 다음에 카트만두 시내에 나가보시니까 건물들 상황이 어떻던가요?

◆ 이해동> 저도 사실은 깜짝 놀랐습니다. 카트만두에서도 피해가 큰 지역이 집중이 되어 있거든요. 바로 흙담으로 둑만 쌓은 그런 집들입니다. 그런 집들은 첫 번째 강진에서 다 쉽게 무너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리고 카트만두 시내에 거주한 우리 한인들도 계실 텐데요. 교민들이나 관광객들의 피해 사실에 대해서 혹시 직접 들으신 말씀은 없나요?

◆ 이해동> 지금 저희들도 한국인 분들의 안전여부를 파악을 하고 있는데요. 어제부터 사실 전화소통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락이 아직 안 되고 있는 분들도 있고요. 여기 원래 거주하시는 분들은 주변 이웃들끼리 모이는데, 관광객으로 방문을 하신 분들은 현재 네팔 정부에서도 수백명이 아직 추적이 안 되고 있다고 보도를 해서 안타깝습니다. 네팔에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시거든요.


◇ 박재홍> 걱정이네요. 정부 말씀도 하셨지만 현재 네팔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여진의 공포도 지속되고 있는데요.

◆ 이해동> 지금 두 번째 여진은 여기 시간으로 어제 오후 1시경에 왔는데요. 사람들이 다들 공터라든가 학교라든가 이런 곳에서 모여 있습니다. 현재 카트만두에 하나뿐인 국제공항이 제한이 되어 있는 것 같고요, 카트만두가 수도이기는 하지만 병원 시설도 많이 열악합니다. 현재 여기 병원시설에 환자들이 가득 차서 병원 밖에 주차장이라든가 공터에서 대기하면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병원시설하고 의료진이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 박재홍> 국제사회의 도움이 시급한 그런 상황이 되겠네요. 힘든 상황인데 인터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몸 조심하시기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해동> 네, 수고하십시오.

◇ 박재홍> 네팔 수도 카트만두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이죠, 이해동 씨를 만나봤습니다. 이어서 지진의 원인과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죠.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의 홍태경 교수님을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홍태경>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교수님, 이번 네팔 지진의 원인은 뭔가요?

◆ 홍태경> 네팔 지진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은 매년 4~5cm의 속도로 충돌을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규모 7~8 정도 되는 지진들이 늘상 이곳에서 발생을 하곤 했었거든요. 이번 네팔 지진도 이와 마찬가지로 과거에 발생했던 지진처럼 발생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말씀하신 대로 지진 강도가 리히터 규모 7.9였는데. 숫자만 들어도 굉장히 큰 지진이라고 일반인들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도를 좀 묘사하자면 어느 정도의 지진입니까?

◆ 홍태경> 아이티 지진에 비해서도 약 30배 가까운 정도의 큰 지진이라고 할 수 있고요.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가 거기에 있더라도 부서질 수밖에 없는 정도의 큰 강도가 네팔에서 발생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지진이 발생한 지 불과 일주일 전에도 네팔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지진학자 50여 명이 모여서 지진 대책회의를 했다고 하는데요. 이미 지진이 발생할 걸 예상했던 거 아닌데요?

◆ 홍태경>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는 여러 가지 전조현상들이 있습니다. 작은 전조지진이라는 것들이 발생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 지역에 데포메이션이라고 하는 변형이 관측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지진 발생을 예견하기도 합니다. 방금 말한 두 가지 전조현상들을 판단의 근거로 삼아서 지진학자들을 소집을 하고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협의를 하는 것입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지진대책회의 후에 좀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번 지진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상황 아니었을까요?

◆ 홍태경> 그런데 불행히도 대부분의 결정을 내릴 때는 굉장히 보수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한 번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될 때 국민에게 야기되는 큰 불편과 혼란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이번 경우도 아마 그런 판단 하에서 내려진 것이 아닌가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지금 네팔 현지에서는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교민께서 말을 전해주고 있는데요. 교수님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가까운 시기에 네팔에 또다시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 어느 정도 될까요?

◆ 홍태경> 이번 네팔 지진 같은 경우에는 남동쪽 방향으로 150km되는 단층대가 일시에 쪼개지면서 발생한 지진입니다. 남동쪽 방향으로만 쪼개지다 보니까 북서쪽 방향으로는 전혀 쪼개짐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향후에 이 북서쪽 방향은 많은 응력이 아직 쌓여 있기 때문에 여진이 발생하거나 큰 지진이 발생할 공산이 아주 큰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되고요. 길게는 수년간, 짧게는 몇 달간 여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직도 안심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아직도 현지에는 참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을 텐데. 교수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태경>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의 홍태경 교수였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