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이 정리해고를 강행할 경우,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노조)는 끝장투쟁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라, 제2의 iTV(경인방송) 사태가 우려된다.
지난 17일 발행된 'OBS 노보 24호'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1월부터 2~3명의 노무사를 투입해 대규모 정리해고를 포함한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월 구조조정계획을 공식화했으며, 이후 세부추진 계획을 세워 이를 추진하고 있다.
구조조정안은 ▲45명 정리해고 ▲37명 순환휴직 ▲급여 15% 삭감 ▲완전연봉제 도입 등.
사측은 이를 통해 약 40억 원을 절감해 경영수지를 개선하겠는 계획이다.
더불어 사측은 지난 2월 24일 1차 희망퇴직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공고를 내고 희망퇴직자를 모집했다.
또 지난 3월 10일 1년 무급휴직 공고에 이어 지난 3월 24일에는 2차 무급휴직 공고를 냈다. 수명의 직원이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OBS 인력은 270명. 2007년 개국 당시 415명에서 34%나 자연 감원된 상태이고, 사측의 계획대로 45명이 정리해고 된다면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다.
OBS의 이러한 구조조정안은 심각한 경영난 탓. 개국 이후 8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면서 자본금 1,431억 원 가운데 97%를 잠식당한 상태이다.
지난해 광고매출액은 251억 원으로 10년전 iTV 광고매출액 514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의 정리해고와 임금 삭감 등의 구조조정안에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2월 25일에는 임금 희생과 경영 수익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인 경영기반 구축을 골자로 한 자구안 ‘리셋OBS'를 발표했다.
회사의 경영난을 감안, 현금 확보를 위해 임금 10%를 반납하고 이를 출자전환해 증자를 한 뒤 제작비에 투입하는 안을 제시한 것.
또 경영안정 기반 구축을 위해서 광고결합판매 비율 상향 조정과 CPS(가입자당 재송신료) 확보를 실행 방안으로 내놓았다.
이 제안으로 인해 사측이 지난 10일로 예고했던 해고일은 5월로 연기됐다. 5월로 예정된 광고결합판매 재고시와 스카이라이프와의 CPS 재계약을 지켜보자는 노조의 입장을 사측이 받아들인 것.
현재 노조는 사측과 임금의 10%를 반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사측은 15% 삭감을 요구하는 상태라 원만한 협의가 이루어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훈기 OBS노조 위원장은 "40억 원 절감 외에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사측의 경영 계획이나 경영 행위는 전무한 채 직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고 있는 셈"이라면서 "사측은 경영실패의 모든 책임을 전적으로 직원들에게만 떠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리해고를 강행한다면 OBS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제2의 iTV사태가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OBS의 전신인 iTV는 지난 2004년 노조의 파업과 사측의 직장 폐쇄로 대립, 최대 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이 증자 의지를 보이지 않아 재허가 심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