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이제 아픔을 딛고 '청정의 섬' 진도의 이미지를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세월호 방파제 중간 부분에 설치된 노란 리본 모양의 상징물 앞에 희생자들을 위해 놓여진 음료수와 과자, 간식은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진도군민을 만났다.
멸치잡이를 하고 있는 진도 낭장망협회 사무국장 김진영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벌였던 수색 구조활동을 떠올렸다.
김씨는 "작년 5월 초부터 넉달 가까이 협회 회원들과 생업도 포기한 채 자발적으로 수색 구조활동을 벌였는데 신발과 옷가지 등 희생자들의 유류품을 많이 수거해 해경에 넘겼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사고가 난지 1년이 흘렀지만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느냐"며 "하루빨리 세월호 선체가 인양돼 실종된 9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그러면서도 "정부가 진도 주민들에게 보상한다고 하는데 피해를 입증하는데 필요한 서류가 너무 복잡하고 그나마 어업인이 아니면 보상도 받을 수 없다"며 "정부가 진도 주민들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의심스럽다"고 탄식했다.
팽목항에서 상점을 운영중인 한 주민은 참사의 아픔을 함께 한 탓에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이 주민은 "지난 1년동안 세월호 참사 현장을 지켜보다보니 이제는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장사도 힘들어 되도록 빨리 가게 문을 닫는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엊그제 일처럼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팽목항에서 300여미터 떨어진 마을 주민들은 "자식 가진 부모라면 자식 잃은 심정을 알 것"이라며 "희생자 가족들이 통곡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기가 막히고 평생 그 아픔을 가슴에 담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냐"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들은 "진도가 저주의 섬으로 낙인찍혀 진도 농수산물이 소비자들에게 불신받으면서 판매되지 않는 것이 속상하다"며 "진도에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육상 양식장을 운영중인 진도수산단체연합회 부회장 이광희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관광객이 크게 줄고 진도 수산물 판매도 되지 않아 수입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며 "선체가 인양돼 힘들었던 지난 1년보다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도 주민들은 참사의 상처와 고통을 이겨내고 활력을 되찾기를 한결같이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