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로 넘어가보죠.
◆ 김성완> 얼마 전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당 홍보 동영상에 출연해서 이른바 '발연기'를 선보였다, 그래서 굉장히 큰 화제가 됐잖아요. 여기에 자극을 받았는지 새정치연합도 대선주자급 정치인 3명이 연기를 선보인 홍보 동영상을 제작해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에 비해서 굉장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발연기도 새누리에 완패 새정치연합,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정책엑스포 홍보 동영상을 말씀하시는 거죠? 저도 그 영상을 봤는데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대선주자급 정치인 3명이 출연을 했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약간 연기력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연기자가 아니시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 김성완> (웃음) 제가 계속 웃으면 안 되는데요. 이게 연기가 웃기기 때문에, 재미있기 때문에 이렇게 웃는 게 아니라 좀 황당하기 때문에, 허탈하기 때문에 웃는 웃음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연기력이라고 할 게 없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가수 장수원 씨의 '로봇 발연기'를 패러디해서 연기를 선보였잖아요. 롱코트 휘날리면서 등장해서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이런 대사를 하면서 사람들을 웃기게 만들어줬는데요. 새정치연합의 홍보 동영상은 이것도 연기에 들어가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문재인 대표는 사무실 안에서 팔짱을 끼고 창 밖을 쭉 응시하는 그런 장면이고요. 안철수 전 대표는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창 밖을 보면서 고뇌하는 연기, 박원순 서울시장 같은 경우에는 뭔가 피곤해 하면서 안경을 벗어서 눈을 비비는 연기, 이게 다입니다. 그나마 동영상 마지막에 문재인 대표가 등장해서 대사가 있는 연기를 딱 하나 하게 되는데요. 왜 시장이나 군수가 지역 축제 홍보할 때 출연해서 하는 대사 있잖아요. "우리 고장 축제에 놀러오세요" 딱 그 수준의 느낌입니다. 문 대표가 "벚꽃 피는 봄날 국회의사당으로 놀러오실래요?" 이렇게 얘기하는 대사가 딱 하나 나옵니다.
◇ 박재홍> 하지만, 영화도 주어진 역에 따라서 연기를 다르게 하잖아요. 혹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홍보 영상이, 목적이나 의도가 좀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닙니까?
◆ 김성완>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정책 앱을 소개하는 홍보 동영상에 출연을 했잖아요. 메시지 차원으로 보자면 고뇌하는 청년들이여, 우리 당 앱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라, 이런 메시지인데요. 새정치연합 홍보 동영상은 정책엑스포를 홍보하는 일종의 티저영상입니다. 새정치연합이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다함께 정책엑스포'라고 하는 국회에서 당내 리더급 정치인들이 정책 토론하는 행사를 열거든요. 이게 사흘 뒤부터 열릴 예정인데 그걸 홍보하는 겁니다. 리더급 정치인이 한 섹션을 담당해서 서민 주택난이라든가 열정페이 같은 각종 사회문제에 대해서 토론을 하겠다, 많이 참여해라,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요. 이런 사정을 다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새누리당 홍보 동영상과 비교하면 완패했다, 이런 평가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제가 보기에도 연기력이 뛰어난 것 같지도 않고 뭔가 강한 메시지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은 별로 받지 못했습니다.
◆ 김성완> 원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이런 말을 하잖아요. 새정치연합 홍보 동영상에는 진짜 먹을 것 세 가지가 없습니다. 첫째. 진짜 재미가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 박재홍> 재미가 없다.
◆ 김성완> 다시 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 정도로. 정치 홍보 동영상에는 두 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웃음을 주거나 눈물을 주거나 눈물을 흘리도록 하거나. 그러니까 감동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사실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건데,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의 발연기로 웃음과 재미를 줬잖아요. 새정치연합은 그런데 음악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그냥 동영상 보면 우울해져요. 너무 심각하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분명한 메시지가 느껴지는 것도 아니다, 이런 겁니다. 둘째는 전략이 없어도 너무 없다는 겁니다. 새누리당은 동영상을 보고나면 마치 맛있는 단품요리를 먹은 느낌 그런 게 있어요.
◇ 박재홍> 완성도가 있다.
◆ 김성완> 그리고 메시지도 하나로 딱 모아지고요. 그런데 새정치연합 분위기는 마치 근사한 호텔에 가서 뷔페를 먹은 느낌, 그런데 맛있는 음식은 하나도 없어요. 배만 불러, 헛배만 부른 딱 그런 느낌인데요. 정치 홍보 동영상에는 메시지가 딱 하나 분명하게 있어야 합니다. 욕심부리지 말고 하나의 메시지만 던져주면 되는데 새누리당 동영상 같은 경우에는 앱을 홍보한다는 목적이 딱 하나 보여요. 그런데 새정치연합 같은 경우에는 마치 10년 전 제작한 영상을 보는 느낌. 굉장히 뭐랄까요, 시대에도 뒤떨어진 것 같고. 거물 정치인이 나와서 '나 이런 사람입니다' 그래서 지지율 올리기 위해서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거든요. 그러니까 새누리당 같은 경우에는 유행에 민감하게 따라가고 양념처럼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도 집어넣는데 새정치연합은 그런 것도 없다는 거죠.
◇ 박재홍> 세번째 이유는 뭡니까, 그러면.
◆ 김성완> 절박함이 없습니다. 새정치연합 동영상을 보고는 아, 이번 재보선에서 4:0 완패할지도 모르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박재홍> 너무 성급한 결론 아닙니까?
◆ 김성완> 정치는 유권자들한테 구애를 하는 겁니다. '제발 나 좀 봐주세요.' 이렇게요. 그런데 새정치연합은 저를 봐달라는 게 아니라 거만하게 폼을 잡는 느낌, 그런 생각이 들게 한다는 거죠. 김무성 대표의 '발연기'는 그냥 나온 게 아닐 겁니다. 당대표인데 어깨에 힘도 좀 주고 그렇게 다니고 싶지 않겠어요? 그런데 용기 있게 그 동영상에 출연을 해서. 그런 파격이 주는 재미가 있거든요. 그러면서 대중들한테 자연스럽게 다가갔는데 반면 새정치연합 같은 경우에는 '지치고 힘든 자들이여, 나에게로 오라.' 이런 겁니다. '그냥 들어와' 이런 거예요. 내가 가겠다는 뜻이 아니라 '당신이 나한테 오세요.' '보고 싶으면 와.' 이런 뜻이라는 겁니다, 이 영상을 보게 되면. 이런 것처럼 새정치연합은 뭔가 적극적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노력이 안 보인다는 거죠.
◇ 박재홍> 일단 홍보 동영상만 놓고보면 그런 판단을 할 수도 있겠다, 이런 말씀이시고.
◆ 김성완> 최근에 새누리당이 선거에 대비해서 하고 있는 전략을 보면요, '새줌마'라고 나왔잖아요. '차줌마'를 패러디해서 빨간색 두건 쓰고 앞치마하고 빨간 고무장갑 끼고 나와서 퍼포먼스도 하고 그러는데. 새정치연합 같은 경우에는 "국민 지갑 지키겠습니다." 딱 이 말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해가지고 유권자들한테 뭔가 분명한 메시지나 이미지를 줄 수 있겠습니까? 이게 안 된다는 거죠.
◇ 박재홍>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정당인 새정치연합, 새누리당처럼 반짝반짝한 아이디어가 왜 없는 건가요, 그러면?
◆ 김성완> 반짝거리는 아이디어가 왜 없겠습니까? 인재가 없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그건 거꾸로 말하면 새정치연합이 젊은층이든, 뭔가 재주를 갖고 있는 사람들한테 희망을 주지 못하는 정당이다, 이런 얘기랑 같이 맥락이 맞닿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새정치연합은 선거도 중요하고 다 중요하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새로운 인재를 찾는 게 이게 가장 시급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게 해야 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전망이시네요.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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