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는요?
◇ 박재홍> 청와대와 친박계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논의를 반대해 왔었는데요. 결국 오늘 사드 의총, 열 모양이군요.
◆ 김성완> 그렇습니다. 이게 참 우여곡절도 많고 말도 많았는데요. 유승민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박계 의원들은 사드배치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을 해왔고 친박계 의원들은 청와대를 의식해서인지 민감한 외교적 현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반대를 해 왔었죠. 그런데 결국 당지도부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습니다. 유 원내대표가 어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를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내일 의원총회는 아주 중요한 자리다, 꼭 의총이 당의 의견을 결집시키는 장이 되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 이러면서 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토론을 당부했을 정도입니다. 사드 의총은 오늘 오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데요. 사드에 관한 발제가 있고 그다음에 토론을 한 다음에 모아진 의견을 유승민 원내대표가 청와대쪽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박재홍> 사드배치 문제를 논의하겠다, 이런 유승민 원내대표의 의지가 굉장히 강한 것 같아요.
◆ 김성완> 이게 새누리당 지도부가 왜 사드에 집착하나, 그 첫번째 행간이 될 것 같은데요. 유승민 원내대표의 일종의 정치적 신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유 원내대표가 리퍼트 대사 피습 이후에 갑자기 사드배치를 주장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말 그대로 오해입니다. 유 원내대표가 사드배치를 주장한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 박재홍> 국방위원회에 소속되어 있었잖아요.
◆ 김성완> 네. 그러니까 작년까지 6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냈고 국방위원장까지 지냈거든요. 그러니까 사드배치 문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2012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걸 시작으로 미사일을 연속적으로 발사했잖아요. 그때 이미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 이런 주장을 했었고요. 작년 초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사드배치 문제를 얘기해 왔었습니다. 그러니까 유승민 원내대표가 경제나 복지 문제에 있어서는 굉장히 중도적 노선을 지향을 해왔잖아요. 그래서 법인세 증세도 검토할 수 있다, 논의해볼 수 있다, 이런 얘기까지 할 정도였는데. 하지만 안보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게 이번 기회에 표출이 됐다,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거죠.
◇ 박재홍> 김무성 대표는 처음에는 사드배치에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갑자기 또 찬성쪽으로 돌아섰어요. 그 이유는 뭐라고 봐야 됩니까?
◆ 김성완> 이것도 또 하나의 핵심이 될 것 같은데요. 김무성 대표가 왜 마음을 바꿨는지, 이게 새누리당 지도부가 사드에 집착하는 두번째 이유와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김 대표가 뒤늦게 사드 논의의 효용성을 깨달았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김 대표는 사실 사드 논의에서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의총에서 자유토론을 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사드배치는 건드리면 커진다, 정부에 그냥 맡겨놔야 한다, 이렇게 반대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태도가 달라졌는데요. 그 기점이 바로 대학생 특강자리였습니다. 지난 주 행간에서 이 얘기를 하기도 했었는데요. (대학생 특강 자리에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 마치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사드배치를 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을 했었습니다. 사실 김 대표는 멀게 대선까지 보고 자기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김 대표가 마음을 바꾼 이유, 사드만큼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소재, 청와대와 차별화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없다, 이렇게 뒤늦게 깨달았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박재홍> 그래서 입장이 바뀌었다는 해석인데. 그러면 김무성 대표야 그렇다 치더라도 유승민 원내대표, 굳이 청와대와 각을 이렇게까지 세울 필요가 있을까요?
◆ 김성완>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우리가 사람을 평가할 때 대가 세다, 강단이 있다,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대가 센 것으로 치면 김무성 대표보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한 수 위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
◇ 박재홍> 그런가요?
◆ 김성완> 유승민 원내대표는 전통적으로 사실 의회주의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일단 정부가 끌고 가는 대로 끌려가기보다는 국회의원들이 논의할 수 있다, 얼마든지. 이런 쪽의 의견이 강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고요.
◇ 박재홍> 의회와 당이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런 소신도 있고요.
◆ 김성완> 그러니까 유승민표 정치를 해보겠다는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는 거죠. 지금 상황은 여당 입장에서 청와대와 각을 세우지 않고는 제 역할을 하기가 좀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그런데 이런 면에서 두 정치인의 이해관계가 좀 맞아떨어졌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유 원내대표가 취임 이후에 가장 먼저 청와대와 차별화하는 카드를 꺼낸 게 바로 증세문제였거든요. 그래서 중부담, 중복지라는 얘기가 나왔고 법인세 인상도 논의해 볼 수 있다는 얘기도 그때 나온 건데요. 지금은 그 카드를 일단 접었습니다. 왜냐하면 가뜩이나 지금 여당이나, 청와대도 마찬가지지만 보수층 지지세가 좀 약화가 되어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증세 얘기까지 꺼내면서 청와대와 각을 세우게 되면 여당 입지가 오히려 위축될 우려가 있다, 이런 판단을 했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오히려 사드배치 논의를 통해서 청와대와 각을 세우게 되면 안보 문제를 가지고 경쟁할 수 있는 그런 상황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거죠. 청와대는 지금 전략이 '3NO' 전략이거든요. 이 '3NO'가 뭐냐하면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미국측의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것도 없었다. 이런 사실 애매모호한…
◇ 박재홍> 모호성 전략.
◆ 김성완> 그런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여당 지도부가 강력하게 사드 논의를 공론화한다면 청와대와 안보 문제에 있어서 차별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런 판단을 했을 수 있다는 거죠.
◇ 박재홍>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뭡니까?
◆ 김성완> 세번째 이유는 바로 4.29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이번 선거는 경제냐, 안보냐 두 가지 싸움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여야 모두 누가 안보와 경제를 더 잘할 수 있을 거냐를 증명해 보일 것이냐, 유권자한테. 그거 가지고 표심을 얻어야 할텐데요. 경제에 있어서는 사실은 여당이 좀 불리하잖아요.
◇ 박재홍> 경제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 김성완> 경제 상황이 안 좋고 여러 가지 부동산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야당한테 밀릴 가능성이 있는데. 새누리당은 통진당 해산 이후에 이번 선거를 치르게 되는 것이니까 종북 문제라든가 튼튼한 안보를 패키지로 묶어서 야당을 공격하는 게 가장 좋은 카드다, 이렇게 판단했을 수 있다는 거죠. 그 핵심에 바로 사드가 있다, 이렇게 본다는 건데요. 사드배치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게 되면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야권의 여러 가지 표현들이 있을 텐데 안보 이슈를 적극적으로 끌고 가면서 야당을 주목받지 못하게 하는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겁니다. 그러니까 새누리당이 의원총회에서 여러 가지 반대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의총을 개최하는 것, 지도부가 개최하는 이유는 특별한 결론을 내기보다는 의총을 여는 그 자체에 훨씬 더 정치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여기까지 듣죠. '행간'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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