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공항, 한국인은 급행료 안내면 빨간줄 쫙"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충수 (캄보디아 씨엠립 공항 동영상 고발자)

해외여행에 꼭 필요한 준비물은 뭐가 있을까요? 적어도 여권, 비행기 티켓 그리고 출입국 신고서가 있어야 하는데요. 그런데 캄보디아 씨엠립 공항에서는 필수 준비물이 하나 더 있답니다. 바로 1달러짜리 지폐 한 장. 언제부터인가 한국 사람들은 의무처럼 1달러를 팁으로 공항에서 내고 있는데요. 오래전부터 문제가 됐지만 늘 해묵은 관행처럼 여겨진 정체 불명의 이 팁. 최근 캄보디아 씨엠립 공항에서 팁을 받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캄보디아 씨엠립 공항에서 직접 동영상을 찍은 주인공이시죠. 경남의 이충수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충수> 네, 안녕하십니까. 이충수입니다.

◇ 박재홍> 제가 동영상을 찍은 분이라고 소개했는데요. 어떤 일을 하시는 분인가요?

◆ 이충수> 지금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경남의 한 고등학교의 선생님이시고요. 그 영상을 보면 캄보디아 씨엠립 공항 모습이 나오는데요. 여행객들이 여권과 함께 지폐를 손에 들고 있다가 내더라고요?

◆ 이충수> 예. 그렇습니다. 저희가 비자를 발급받을 때 공식적인 돈을 내는데요. 그때 이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면서 별도의 1달러를 더 요구하더라고요.

◇ 박재홍> 손가락질을 하면서요?

◆ 이충수> 네, 검지를 작게 내밀면서 1달러의 별도의 팁을 요구하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면 손가락 하나로 1달러, 이렇게 표시한 겁니까?

◆ 이충수> 예. 1달러라는 표시죠. 그런데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고요. 입국심사대를 통과할 때 1달러를 다시 또 받고요. 그리고 질병 기록 관련해서 기재하는 노란색 용지가 있는데요. 그 용지를 쓰면서 또 1달러를 받더라고요. 그러니까 도합 3달러를 입국할 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만 받더라고요. 유럽인이나 일본인은 1달러를 받지 않고 그냥 통과하는 걸 제가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그게 공식비용이 아니라 다 팁이었습니까?

◆ 이충수> 팁이죠. 공식적인 건 아니죠.

◇ 박재홍> 그래요. 그러면 그 팁을 요구했던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영상을 보면 제복을 입었던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요.

◆ 이충수> 예. 제복을 입고 앉은 사람이고요. 공식적인 공항 직원입니다.

◇ 박재홍> 공항 직원이군요. 그래서 그 1달러를 내지 않겠다고 하셨다가 불이익을 당하셨다면서요?

◆ 이충수> 예. 제가 불이익을 당했죠. 그러니까 제 서류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빨간펜으로 X표를 하면서 제일 뒤에 가서 다시 작성해오라는 그런 시늉을 하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니까 1달러 안 주니까 바로 펜으로 그어버리더니 입국거부라면서 뭔가 서류에 문제가 있었다고 이야기한 것인가요?

◆ 이충수> 그 사람이 서류를 확인해보고 X표시를 했다면 덜 억울할 텐데요. 직원이 보지도 않고 X표를 하더라고요.

◇ 박재홍> 보지도 않고 1달러를 안 주니까 그냥 뒤로 가라?

◆ 이충수> 그렇죠. 그러니까 1달러를 낸 사람들은 역시 보지도 않고 통과하고요.

◇ 박재홍> 심각하네요. 1달러를 내면 일사천리로 그냥 통과. 그것도 유독 우리 한국이들에게만 적용됐던 거였네요.

◆ 이충수> 그렇죠. 한국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아주 독특한 관행이더라고요.

◇ 박재홍> 독특한 게 아니라 좀 이상한 관행인데요.

◆ 이충수> 그렇죠.

◇ 박재홍> 그 중에 중국, 일본인들도 있을 텐데 어떻게 한국인을 구분하나요?

◆ 이충수> 우리가 단체 관광객들이 많으니까요. 대충 분위기를 보고 한국 관광객을 알아내는 것 같더라고요. 보니까요.

◇ 박재홍> 일단 또 여권을 딱 보고 한국 사람이구나?

◆ 이충수> 네. 여권을 보면 나타나니까요. 여권색이 벌써 다르잖아요. 그걸 보고 구분하고요.

◇ 박재홍> 현지에서 찍었던 영상을 보니까 제복 입은 분이 선생님을 보고 ‘Hello’ 한 다음에 ‘No camera’ 이런 말을 하던데요?

◆ 이충수> 제가 너무 부당하니까 이건 확실한 증거를 잡아야 되겠다 싶어서요. 제가 카메라로 촬영을 시도를 했죠. 시도를 하니까 이 사람이 카메라를 못 찍게 하는 거죠. 자기들이 정말 떳떳하다면 카메라를 못 찍게 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상식적으로요.

◇ 박재홍> 그러니까요. 본인들도 떳떳하지 않은 돈이라는 거 아니까 못 찍게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이충수> 예.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지금까지 캄보디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많이 가셨을 텐데요. 아직까지는 한 번도 문제가 안 됐던 게 이상하네요.

◆ 이충수> 저도 좀 의아한 게요. 제가 내려서 가이드한테 정식으로 항의했고, 가이드도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고요. 거기에 한국대사관이나 영사관이 몰랐을 리가 절대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렇죠. 그래서 대사관이나 영사관 측에 항의하셨습니까? 이 정보를 말씀하셨어요?

◆ 이충수> 말씀드렸죠.

◇ 박재홍> 뭐라고 하던가요?

◆ 이충수> 말씀드려도 증거물을 가져오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캄보디아 씨엠립 공항에서 여행객이 별도의 지폐를 건내는 모습 (이충수 씨 제공)
◇ 박재홍> 증거물 영상 찍으셨잖아요?

◆ 이충수> 네, 영상물을 찍었죠. 제가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가 10명 이상이 증인이 되면 그 자체가 증거물이 되지 않느냐.’ 이렇게 이야기를 했죠. 일종의 어떤 책임 회피를 하는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 박재홍> 일종의 직무유기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이충수> 예. 그렇죠. 직무유기죠.

◇ 박재홍> 10명 이상의 관광객이 당했는데 더 이상의 증거가 필요하다, 이렇게 해명을 했다고요.

◆ 이충수> 그렇죠. 저로서는 그 부분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현지 대사관에 직접 문의하셨던 건가요?

◆ 이충수> 네, 그렇죠.

◇ 박재홍> 그러니까 입국한 이후에 말씀하신 거네요.

◆ 이충수> 예. 그렇죠. 그리고 우리가 앙코르와트 관광을 마치고 다시 인천공항으로 갈 때요. 씨엠립 공항에서는 출국이고, 우리나라로 봐서는 귀국이잖아요. 그 과정에서도 별도의 1달러를 또 요구하더라고요.

◇ 박재홍> 출국하는 과정에서도 또 1달러를 내라?

◆ 이충수> 예. 그때는 제가 좀 강하게 항의하고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제가 크게 공항을 시끄럽게 했습니다.

◇ 박재홍> 어떻게 하셨어요?

◆ 이충수> “Korean no tip, Korean no one dollar!” 이렇게 이야기를 했죠.


◇ 박재홍> 확실한 메시지네요.

◆ 이충수> 이야기를 하니까 공항 직원이 눈을 부릅뜨더라고요.

◇ 박재홍> 눈을 부릅떠요?

◆ 이충수> 예. 눈을 부릅뜨길래 저도 소리를 질렀죠. ‘대한민국 국민들이 왜 여기에서 유럽, 일본, 미국인들도 당하지 않는 불이익을 당하냐, 이것은 대한민국 국격에 관한 문제고 대한민국을 무시하는 처사다.’ 하면서 제가 고함을 질렀고요. 그리고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1달러를 주는 모습을 제가 직접 촬영했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이번에 공개된 영상이 그 영상이었고요.

◆ 이충수> 예. 그 영상이었습니다.

◇ 박재홍> 현지 가이드라든지 여행사에서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 이충수> 현지 가이드는 아예 체념한 표정이었어요.

◇ 박재홍> 체념을 해요?

◆ 이충수> 예. 아예.

◇ 박재홍> 그러면 이게 1월에 있었던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지금 시간이 지났잖아요. 그러면 캄보디아 공항에서 변화가 있었습니까?

◆ 이충수> 변화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건 언제 확인하셨어요?

◆ 이충수> 2월 말쯤에 캄보디아에 다녀온 제 지인에게 물어봤어요. 우리가 한 달 전에 캄보디아에서 이런 일을 당했는데 어땠냐고 하니까 자기도 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이제 1달러는 돈이 아니고 자존심이다. 제가 거기에서 100달러 정도는 못사는 친구들한테 조금씩 자발적으로 준 것과 강제로 뺏긴 1달러는 개념이 다르지 않습니까?

◇ 박재홍> 그러네요. 찍어오신 영상을 외교부에 증거로 제출할 생각은 없으세요?

◆ 이충수> 필요하다면 제가 외교부에 이 동영상을 증거로 제출할 용의도 있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그래서 더 소명을 하시겠다는 말씀이시네요.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이충수> 예.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캄보디아 씨엠립 공항에서 한국 사람에게만 적용됐던 팁 문제를 고발했던 이충수 씨를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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