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발전소가 된다?… 車 배터리 전기 한전에 판매

값싼 심야 전기로 배터리 충전해 주간 피크시간 때 고가에 팔아

전기자동차가 친환경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수익용 초소형 발전소 역할까지 하게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V2G(Vehicle To Grid) 즉, '전기차 전력의 전력망 역송전' 시범사업을 올해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V2G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거꾸로 한전 전력망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전기자동차 이용자는 요금이 싼 심야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한 뒤 여유 배터리 전력을 주간 피크시간대에 비싼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것이다.


산업부는 전기차 배터리 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위해 '소규모 신·재생에너지발전전력 등의 거래에 관한 지침'도 개정했다.

그러나 실제로 전기차 이용자와 한전 간 배터리 전력이 거래되기까지는 앞으로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지금 국내 전기차 시장과 충전 인프라가 배터리 전력 거래를 운운할 수 없을 정도로 초보적이고 열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기차 배터리를 일반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전기차 탑재형 충전기 등 관련 기술이 추가로 개발돼야 한다.

산업부 채희봉 에너지산업정책관도 "지금 전기차도 많이 안 돌아다니는 상황에서 전기차에서 생산된 전력을 되판다는 게 시기상조로 보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사업 추진을 서두르는 까닭은 '세계적 기술 발전 추세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전기차를 단순히 전력을 소비하는 제품이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분산형 발전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최근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전기를 전력계통 주파수 안정화에 사용하고 있고, 일본에서도 전기차를 비상전력 공급원으로 활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채희봉 정책관은 "V2G 사업의 초점은 새로운 기술 시장의 기회를 빨리 열어준다는 데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실험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한전, 현대기아차, 서울대, 광주과기원 등과 공동으로 지난 1월 29일 광주과기원에 V2G 테스트베드를 설치했다.

이달 중에는 서울대에도 V2G 테스트베드가 구축·운영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와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도 발전소로 인정해 ESS에 저장된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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