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준금리 결정… 첫 1%대 시대 열리나?

동결전망이 조금 우세하지만 인하 가능성도 높아

이주열 한국은행총재 (자료사진)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 1%대 시대가 열릴까?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과연 인하될지 이목이 쏠려 있다. 1~2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으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인하가 경기진작 효과는 커지 않고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계부채만 더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크다.

동결전망이 조금 우세하지만 인하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만약 이날 기준 금리가 인하된다면 우리나라는 사상 처음으로 1%대 저금리 시대를 맞게 된다. 금기처럼 여겨지던 2%대 금리가 마침내 깨지는 것이고, 한 번도 가본 경험이 없는 만큼 불확실성도 커진다.

◇ 시장은 동결에 무게

시장에서는 동결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 설문조사에서 채권시장 종사자들의 92.1%가 현재의 2%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봤다.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섣불리 금리를 낮추기 힘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주는 경기진작 효과는 돈을 돌게 해서 소비와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미 사상 최대 규모의 사내유보금(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상태에서 금리인하가 투자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낮고, 부채 부담에 시달리는 가계도 소비를 늘릴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기준금리는 지난 2012년 7월 2.25%에서 2년3개월이 지난해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준인 2%까지 떨어졌다. 사상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이 기간 경기흐름를 보여주는 경기순환변동치는 거의 횡보상태를 유지해 왔다. 금리인하의 경기부양 효과가 기대만큼 커지 않다는 의미다.


반면 가계부채는 지난해 8월 부동산금융규제 완화와 8월과 10월 두차례 기준금리 인하 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추가적인 금리인하는 자칫 악화되는 가계부채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금리는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대신 돈을 꼭 필요로 하는 부분에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도 금리 동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들어 EU와 중국 등 세계 20여개국이 환율전쟁이라 할 만큼 경쟁적으로 통화완화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는 곧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 하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으나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은 이런 부담을 상당부분 완충시키는 효과가 있다.

◇ 만만찮은 인하전망

금리 인하 요구가 갑자기 거세진 것은 2월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좋지 않기 때문이다.

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2% 올랐다. 담배값 인상 부분을 빼면 마이너스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를 키웠다. 한은의 2013년~2015년 물가안정 목표가 2.5%~3.5%인 점을 고려하면 저유가 등을 감안해도 적정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흐름을 보기 위해 2월까지 경제성장률을 미리 서베이한 결과도 예상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경제 상황만을 보면 경기부양의 필요성과 그 방안으로 금리인하 주장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즉 디플레 위험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나 금융안정 문제보다 경기부양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금리인하를 전망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지금의 경기흐름이라면 다음 달 금통위 때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화정책은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달에 내리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다.

다음달 성장률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는 통화정책이 실물경제를 뒤따라가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를 내린다면 다음달보다 이달일 가능성이 높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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