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휴직을 최대 2년까지 쓸 수 있도록 롯데 백화점의 육아 휴직 제도를 개편하는가 하면 롯데 건설에는 직장 보육 시설을 들였다.
롯데백화점은 기존 1년을 쓸 수 있었던 육아 휴직은 최대 2년으로, 기존 1개월을 쓸 수 있었던 자녀 돌봄 휴직을 최대 1년까지 쓸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2년 출산휴가 후 신청서 없이 자동으로 1년간 휴직하도록 하는 자동육아휴직제도를 운영해 제도를 도입했다. 자동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하면서 대상자 중 휴직제도 활용 인원은 2011년 58%에서 72%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85%까지 늘었다.
이번에는 업계 최초로 시도했던 자동육아 휴직제도의 수준을 더 높인 셈이다. 육아휴직은 휴직 기간 1년이 끝난 뒤 생후 24개월 이하의 영아를 돌봐주는 어린이집을 찾기가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한 조치다.
기업이 법으로 정해진 시간보다 긴 기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신 회장의 여성 인재 육성 방침의 일환"이라면서 "회장님의 의중이 반영됐기 때문이 이런 결단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미 육아 휴직 기간 중인 직원들에게 도서, 온라인 강의 등을 지원하고 있고 복직한 직원에게는 리스타트(Restart)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여성들이 핵심인재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리더십 진단, 여성 리더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신 회장의 여성 인력 육성 방침은 롯데건설에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10일 '롯데건설 어린이집' 개원 소식을 전하면서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을 육성하려는 그룹 정책에 발맞춰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줄이고자 어린이집을 개원했다"고 말했다.
민간기업의 직장어린이집 비율이 40%에 불과하다는 것과 롯데건설 내 여성직원 비율이 크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전향적 조치다.
롯데그룹은 여성 인력 보호 차원이 아닌 여성 인재 육성 차원에서 관련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1월 초 열린 계열사 회의에서 신 회장이 "여성 인력을 상품개발, 마케팅 관련 주요 회의에 반드시 참석시키라"고 지시한 것도 그 맥락이라는 것이다.
신 회장이 이처럼 여성 직원에 대한 정책에 신경을 쓰는 것은 롯데그룹이 10대 재벌그룹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여직원 비율을 갖고 있고, 비중 또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그동안 여성 고객의 비율이 높다는 점을 들어, 이를 이해하고 사업에 반영할 여성 관리자들이 핵심 인재로 성장할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여기에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조하고 있는 정부 드라이브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려는 측면도 있다.
안정성 논란에 휘말린 제2롯데월드나 퇴출위기에 빠진 롯데홈쇼핑 등 관련 이슈들이 정부 정책이나 방침에 달려있는 만큼, 롯데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인상을 전달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육아휴직이 1년 더 늘어나는 부분은 무급이기 때문에 호응이 클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제도적으로 2년의 육아휴직을 보장했다는 것은 그만큼 여성인력에 대한 지원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