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해양식품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은 “유 후보자가 아파트를 판 뒤 실제 거래 가격을 신고하지 않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유 후보자는 “당시 시세 차익이 없었다”며 탈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황주홍, “유기준, 아파트 팔아 거둔 수억대 이익 숨겨 수천만원 탈세”=유 후보자는 2005년 9월 부산 남구 용호동의 92평(303.13㎡) 규모 A아파트를 매도했다.
황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유 후보자 과세 내역 자료를 보면 2005년 양도세 납부금액은 ‘0원’이다. 주택 매매를 통해 거둔 이익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유 후보자가 부동산 거래 내역을 성실히 신고하지 않았고, 국세청이 이를 적발하지 못해 벌어진 착오라는 것이 황 의원의 설명이다.
세액 산출의 근거가 되는 소득세법의 당시 규정을 보면, 법 96조는 ‘양도가액’에 대해 “당해 자산의 양도당시 기준시가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밝힌 A아파트의 2005년 기준시가는 3억3500만원으로 양도세 납부 대상이 아니다. 국세청도 “기준시가에 의해 계산한 결과 ‘과세미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득세법 96조에는 단서 조항이 있다. 법률상 ‘고가(高價)주택’에 해당할 경우 주택을 사고판 사람 사이에 실제로 거래한 가액(실거래가)을 신고하라고 돼 있다. 당시 대통령령이 정한 고가주택의 기준은 ‘실거래가 합계액 6억원 초과’이다.
6억원이 넘는 가격의 아파트는 1가구1주택이라고 하더라도 양도세 납부 대상인 것이다.
국민은행이 밝힌 과거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A아파트의 2005년 9월 평균 판매 가격이 6억5000만원이다. 하위 평균이 6억원, 상위 평균은 7억원이다.
유 후보자가 A아파트를 최저가 이하의 시세로 팔지 않았다면 양도세 납부 대상에 해당한다. 시세 평균가에서 기준시가를 뺀 금액 '차익'으로 가정한면 2억원~2억5000만원 이익이 발생했고, 1300만원~2800만원 정도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유 후보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A아파트의 실거래가에 대해 “10년 전의 일로 기억이 안 난다”고 해명했다. 그는 “부산의 부동산 경기가 불황이어서 집값이 오르지 않았다”며 “기준시가와 비슷한 금액에 팔았던 것 같다”고 했다.
부동산 거래로 실현한 이익이 없다는 주장으로 그의 말대로라면 90평대의 아파트가 3억원대에 거래가 됐던 셈이다.
유 후보자로부터 아파트를 구입한 전모(51)씨 역시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나 “아파트를 얼마에 샀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A아파트 인근에서 영업 중인 한 부동산 중계업자는 “A아파트의 경우 분양 이후 6~7억원대로 거래 가격이 형성됐다”며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신고하게 한 2006년 이후 잠시 6억원 이하로 가격이 내렸지만 곧 시세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중계업자는 "3~4억원대의 시세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거래가 적시’ 법안 국회 처리 직전 팔린 A아파트=유 후보자가 아파트를 판매한 시점에도 의혹이 제기된다.
2005년 당시 소득세법은 실거래가 신고를 의무화하지 않았지만, 이 조항은 2005년 12월 국회에서 개정돼 2006년 1월부터 신고를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시행됐다.
유 후보자는 2004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05년 12월은 의원생활 2년차의 정기국회 기간에 해당한다.
의원 신분으로 소득세법의 개정 사항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법 개정에 앞서 서둘러 아파트를 팔았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유 후보자는 “A아파트를 분양받은 직후 국회의원에 당선돼 서울로 이사해야 해서 급하게 팔았다”며 매도 목적을 다르게 설명했다.
황 의원은 “세금 포탈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특히 모범을 보여야 할 공직자가 그랬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부산 강서구 땅 투기 의혹, 과거 부당 소득공제 사실 등에 이어 탈세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오는 9일 예정된 유 후보자 청문회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