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중고생들이 어떻게 이런 걸 사려고 했을까요. 다 이유가 있겠죠.
우선 그렇다면 '허브 마약'은 대체 뭘까요? 신종 마약이라고 하는데 다행히 우리나라도 2013년 8월 이 합성대마(5F-PB-22) 성분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해 이들을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닐테고 원조는 일본이네요. 일본에서는 2010년 초부터 허브 마약이 슬슬 유통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이로인한 사고가 많아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됐다고 합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도쿄에서 30세 남성이 허브 마약에 취해 이웃집 여성을 흉기로 11차례나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남성은 경찰에게 검거돼 호송되는 와중에도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실성한 듯한 웃음을 보여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했죠.
일본에서는 허브 마약을 탈법 허브(일본말로 닷포 허브)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탈법(脱法), 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법을 벗어난 허브라는 의미인데요.
일본의 경우 마약에 대한 규제를 화학성분 기준으로 하는데, 탈법 허브의 경우 특정한 성분이 규제되면 재빨리 규제를 벗어날 수 있는 화학식으로 바꿔서 재판매를 하기 때문에 마약법으로 규제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허브 마약을 일본에서 그냥 마약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허브라고 부르는 겁니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탈법 허브를 취급한 사람을 마약법이 아닌 약사법 위반으로 처벌하고 약에 취해 운전하다 사고를 낸 사람을 음주운전에 준한 행위로 처벌하는 정도라고 합니다.
가격이 싼 것도 아마 중고생들이 쉽게 접근한 원인이 됐을텐데요. 싸게는 g당 2만원 정도에 팔아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도 대마초보다 4-5배 가량 싼 가격탓에 탈법 허브가 인기를 끌었다고도 하니까요.
가격도 싸고 판매자들이 손쉽게 화학식을 바꾸면 법적으로 유통을 막기도 어려운데다 기존의 도핑으로는 쉽게 검출되지 않는다고 하니 '신종 마약과의 전쟁'은 오늘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