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면담후 '날' 전격인수 추진"…손실책임 누가지나(종합)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사진=윤창원 기자)
24일 국회 해외자원개발 국조사특위에서는 캐나다 하베스트의 자회사인 '날'(NARL·정유회사) 인수에 따른 손실을 놓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책임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졌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2009년 하베스트사와 M&A(인수합병)를 진행하면서 함께 인수한 '날'은 인수 이후 큰 적자를 보다가 결국 최근에 1조7000억 가량의 손해를 입고 팔았다.

운영과정에서의 손실까지 합치면 허공으로 날아간 돈은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야당 의원들은 당시 자원외교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장관이었던 최 부총리가 책임이 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은 최 부총리의 매수 지시가 선행 됐음은 물론이고 40억 달러에 달하는 대형 인수 계약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그럼에도 최 부총리는 강 전 사장을 만난 적 없다고 했다가 다시 만났다고 말을 바꿨다"고 날을 세웠다.

홍 의원은 또 "책임의 당사자"라며 공세를 펴며 압박하자, 최경환 부총리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공방을 벌였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이 "1조7000억원의 손실이 나도록 장관이 제대로 관리 감독 못한 것이다. 왜 그자리에 앉아있나. 직무를 유기한 것으로 그만두라"라고 목청을 높이자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여야 의원 간의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오후 회의에서는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최 부총리의 말바꾸기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이 돌연 퇴장해 파행을 빚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에는 '대통령을 모시고 세계각지를 누비며 자원외교에 힘을 쏟았다'고 자랑을 늘어놓더니,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말을 바꿨다"고 몰아 세웠다.

이에 최 부총리는 "어이가 없어서 답변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하면서 또다시 여야 의원간 언쟁이 벌어졌다.

여당 의원들은 오히려 부적절한 발언을 한 최 부총리를 옹호하며 퇴장해 회의를 중단시켰다.

야당 의원들은 감사원 조사 자료를 근거로 연이어 최 부총리의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은 "하베스트 인수건은 석유공사 자산 사이즈로 봐서 큰 딜인데 지경부가 관리 감독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당시 신규사업1처장인 신유진씨가 쓴 감사원 확인서에서는 본사(석유공사)와 지경부 에너지 자원실 등 고위층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며 최 부총리를 엄호하는데 힘을 쏟았다.

새누리당 전하진 의원은 "이라크 전쟁 이후에 원유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자주율을 높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국가적 어젠다가 된 것"이라며 "자주율에 따라 공기업이 움직이지 않는게 공기업의 근무 태만"이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권성동 의원은 "탐사위주로 가서는 자주개발율을 높일 수 없어서 결국 개발 단계에 있는 생산광구에 지분투자를 했고 이것은 당시 여야 의원들이 다 주장했다"면서 "100% 성공을 전제로 해서 잘못됐다고 하는 자체가 어폐가 있고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최 부총리도 "2009년 10월 18일, (강 사장과 만난 것은) 5분 내외로 기억한다"면서 "강 사장이 하베스트를 인수하는데 '날'을 포함하지 않으면 팔지 않으려 한다는 사정변경이 있었음을 알려왔고 그래서 나는 '정유 부분은 리스크가 크지 않나. 잘 검토해봐라'고 말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최 부총리는 또 "그 당시 나는 하베스트가 어디 있는지도 몰랐고 '날'은 아예 몰랐다"면서 "그 때 '날'은 가치평가가 안돼 있어 구체적으로 지시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말라는 것이 (해외자원개발사업)법 취지로 강 사장도 지시를 받은적이 없다고 감사원에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해외자원개발이 수십조원의 손실이 불가피한 총체적 부실로 드러났지만, 사업을 맡은 공기업 직원들도 '주의' 조치만 받고 대부분 승진하며 면죄부를 받았다.

해외자원 개발을 둘러싼 책임논란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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