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를 하루 앞두고 충북 도내 학교들도 벌써부터 한바탕 선물잔치로 요란하다.
하지만 청주흥덕초등학교의 분위기는 이와는 사뭇 달랐다.
이 학교는 13일 '우리는 안중근 의사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이 있음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안 의사 추모행사를 열었다.
중국 하얼빈역에서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 의사가 일제에 의해 사형 선고를 받은 날인 2월 14일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다.
다만 14일이 주말이어서 올해는 행사가 하루 앞당겨졌다.
이번 행사는 안 의사와 관련된 만화영화 상영을 시작으로 묵념, 학년별 맞춤형 역사교육으로 진행됐다.
아이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단지 된 손도장 찍기, 노래부르며 율동만들기, 골든벨 행사, 옥중 자서전 읽고 독후감 쓰기 등을 통해 안 의사의 넋을 기렸다.
특히 올해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에서 안 의사의 업적을 소개하는 강연도 실시해 의미를 더했다.
5학년의 한 여학생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몸 바친 안 의사의 희생정신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유승교 교장은 "안중근 의사의 곧고 바른 의지와 실천력, 세계를 보는 넓은 개척의 정신, 안중근 의사 어머님의 자녀 교육 등을 적극 발굴하겠다"며 "2월 14일이 우리의 역사를 더 빛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흥덕초등학교 500여명의 학생에게 2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가 아닌 안중근 의사에 대한 추모의 날로 영원히 기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