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취임 첫날 야당 지도부로는 처음으로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데 이어 경제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 방문을 하는 등 야당 대표로서는 이례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 경제 단체 방문·50대 끌어안기…외연 확대 위해 보폭 넓혀
두 전직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며 "과도 있지만 산업화와 건국의 공도 있다"고 말한 문 대표의 발언은 강경한 친노(親盧) 이미지를 벗고 유연한 태도로 외연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문 대표의 경제단체 방문 등의 일정은 경제정책을 중시하고 대안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대한 상공회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 대표는 "우리가 유능한 경제정당이 되려면 정책과 대안들을 많이 제안 해야 된다. 그렇게 하려면 경제계와 경영계의 의견들을 들을 필요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우리 당은 단편적으로 경제계와 대화를 해왔는데 이제는 조금 정례적이라고 할 정도로 자주 만나고 소통도 하고 의견교환도 하고 (중략) 함께 맞대고 방안을 찾아보자"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같은 날 50대 자영업자들과 국밥을 먹으면 좌담회를 갖는 등 민생 경제를 챙기려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 침체로 좌절한 50대 가장들의 기를 살려준다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다.
특히 새정치연합의 취약한 지지층인 50대를 껴안으려는 의도도 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이들은 베이비붐 세대로 양 당의 사각지대로 분류되는 세대층이다. 50대 세대의 공감을 통해 지지 기반을 확대하려는 뜻이 담겼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 대선 때 50대가 저보단 박근혜 후보를 더 선택했는데 박근혜 정부 역시 50대의 불안을 해결하는 데 철저히 실패하고 있다. 이제 50대 삶을 해결해 주는 게 우리 과제가 됐다"고 50대 포용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문 대표의 광폭 행보는 전대로 인한 컨벤션 효과와 박근혜 대통령과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당 지지율과 문 대표의 대선 지지율이 껑충 뛰는 효과를 낳았다.
◇ 文, 대표 취임 이후 당 지지율 급등…지지율 끌어올리기 행보 계속될 듯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남녀 1010명(응답률 17%,95% 신뢰수준, 표본오차는 ±3.1%포인트)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와 면접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2월 둘째주 여론조사(10~12일) 결과 새정치연합의 정당지지도는 지난주 대비 5%p 대폭 상승한 29%로 나타났다.
또 문재인 대표의 대선후보 지지도 역시 15%에서 25%로 10%포인트나 뛰어 올랐다.
이 때문에 문 대표는 앞으로도 경제와 민생을 챙기면서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겠다는 목표로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행보를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대표의 이런 행보가 당 대표로서가 아니라 대선 후보로서의 행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외연만 확장하다가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갑수 대표는 "문 대표가 대통령 후보로서의 행보를 자꾸 하면 곤란하다"며 "문 대표가 염두에 둘 것은 대선 후보로서 본인의 지지율을 강조한다든지 개인의 인기에 의존해서 당을 이끌고 가려는 게 아니라 제1야당이 과연 어떤 사람을 핵심 지지층으로 만들면서 이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끌고 갈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행보만 보이고 실제 성과물이 안 나올 경우 지금 상승하는 지지율은 금방 꺼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도 성향을 띤 당의 한 관계자는 "대안 정당,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고 중도층을 끌어안으려는 행보는 집권을 위해서는 맞다"면서도 "(지금 지지율 상승은) 컨벤션 효과인데 다른 말로는 거품같은 것이라 실제 입법이나 정책을 통해 성과를 내야 지지층이 형성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