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경복궁에서 듣는 한국역사는…비하·왜곡 판쳐"

여행업協 조사결과…중국전담여행사 가이드 84%가 중국 국적
"중국사신에 한국 신하 얼굴 들지 못했다"
"청나라에 조공해 한국에 미녀 없고, 현재 미녀는 성형미녀"

국내의 중국 전담여행사에 등록된 가이드의 대다수가 중국 국적자로, 유커(遊客.중국관광객)를 상대로 한국 역사를 폄하하거나 비하하는 왜곡된 설명을 많이 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 유치실적 상위 30위 전담여행사를 대상으로 가이드의 국적분포를 조사한 결과 중국 국적 또는 귀화자 75%, 대만 국적자 9% 등 중화권 국적의 가이드가 84%로 추산됐다. 한국 국적 가이드는 16%에 머물렀다.

이와 함께 작년 12월 4일부터 14일까지 단체 중국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경복궁을 중심으로 중국어 가이드의 한국사 설명 실태를 점검한 결과 현장 가이드의 80% 이상이 중국 국적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 중국 국적 가이드는 경복궁에서 중국 중심의 역사관으로 "중국 사신이 지나갈 때 조선 신하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는 등의 엉터리 설명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중국어 가이드로 활동하는 대부분이 중국국적자로 오랜기간 중국 시각에서 한국사를 배웠기 때문에 가이드의 자격 유무와 상관없이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는 공통된 역사관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 한국역사와 문화를 틀리게 설명한 유형은 = 엉터리설명 총 104건 가운데 '한국을 중국의 부속국가 등으로 폄하한 발언'이 50건으로 가장 많았고 창살모양을 본떠 한글을 만들었다는 식의 '한글관련 문제 발언' 22건, 인삼은 국왕만이 즐길 수 있는 귀한 물건이라는 지나친 홍보성 발언 10건 등의 순이다.

구체적으로 잘못된 설명 내용을 보면 "경복궁의 박석을 울퉁불퉁하게 만든 것은 중국사신이 지나갈 때 조선신하들의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 "조선은 중국의 부속국가로, 청나라때 미녀들을 조공했기 때문에 한국에는 미녀가 없으며, 현재 미녀는 모두 성형했다" 등이다. 그러나 박석은 풍수지리상 지맥을 보호하기 위해 깔아놓은 얇은 돌이다.

또한 "명성황후의 사촌여동생이 청나라 고문관 위안스카이의 부인이다", "허준은 대장금의 스승이며, 허준의 고향은 북한이다"라는 식의 허무맹랑한 설명도 있었다.

◇ 한국 국적 가이드가 적은 이유는 = 중국 전담여행사들을 대상으로 가이드 선호여부를 조사한 결과 43%가 귀화자를 포함한 화교, 36%가 조선족을 비롯한 중국 국적자라고 답변했다, 순수 한국인 선호비율은 14%에 머물렀다.

이는 중화권 가이드가 한국어와 중국어 모두 능통해 중국 관광객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해 고객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중국 전담여행사들이 채용을 선호했다고 여행업협회는 전했다.

특히 한국인 가이드를 배치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현장에서의 중국어 실력 부족으로 고객불만 발생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을 꼽았다.

중국어 가이드의 보수가 다른 직종과 노동강도에 비해 적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중국 전담여행사에 취업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는 점도 한 요인이다.

◇ 한국사 엉터리설명 대책은 = 여행업협회는 한국역사 엉터리설명 개선방안으로 중국어판 경복궁 안내 리플릿을 제작, 배포하고 단체버스내에서 경복궁 소개 동영상을 미리 상영할 수 있도록 영상물을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국문화의 정수인 경복궁을 포함한 서울시내 5대 궁에서 만큼은 투철한 역사의식을 갖고 있고 중국어에 능통한 한국인 전담안내사를 대폭 확충해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경복궁을 중심으로 궁내에 한글과 영어외에 중국어로 된 한국역사 설명 안내비석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이런 조치가 이뤄진다면 중국어 가이드가 엉터리설명을 하더라도 중국 관광객 상당수는 올바른 한국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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