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백혈병으로 하차한 이광종 감독을 대신해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이끌게 된 신태용 감독이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을 보좌한 경험을 살려 한층 공격적으로 강화된 올림픽대표팀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대한축구협회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대비한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에 이광종 감독을 선임했다. 이광종 감독은 2009년 나이지리아 U-17 월드컵 8강을 시작으로 2011년 콜롬비아 U-20 월드컵 16강, 2013년 터키 U-20월드컵 8강,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리우 올림픽에 나설 또래 선수들의 성장을 함께했던 지도자라는 점에서 축구협회의 최종 낙점을 받았다.
당시 이광종 감독의 유력 경쟁 후보는 신태용 감독이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신태용 감독의 ‘새바람’이 아는 이광종 감독의 ‘노하우’를 선택했다. 이후 이광종 감독은 리우 올림픽을,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 코치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2015 호주 아시안컵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광종 감독이 급성 백혈병으로 대표팀을 떠나게 되면서 신태용 코치가 지휘봉을 물려받았다. 축구협회는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직접 나서 아시안컵을 마친 신태용 감독을 설득했다.
축구대표팀의 코치에서 올림픽대표팀의 감독으로 자리를 이동하는 것이 감독 본인에게는 더욱 힘든 선택일 수 있었다. 하지만 신 감독은 “편한 길을 갈 수도 있지만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결심했다”면서 “축구대표팀 코치를 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을 많이 파악했다. 축구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이 상생해야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광종 감독이 만들어 놓은 올림픽대표팀의 틀은 유지하되 자신의 색을 입히는 작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안컵을 마치고 태국 현지에서 킹스컵을 준비하는 선수들을 직접 본 그는 “강한 개성을 갖고 축구하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자기가 가진 장점을 경기장에서 잘 발휘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내가 원하는 ‘즐겁고 재미있게 이기는 축구’를 입히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태용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했던 4개월여의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얻은 모습이었다. “지금은 슈틸리케 감독님이 한 것처럼 기존의 코칭스태프의 많은 도움을 받기로 했다”는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골 먹지 않고 1골만 넣고도 이겼다. 나는 골 먹지 않고 2, 3골을 넣어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림픽 대표팀은 다음 달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 이어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16 U-23 챔피언십 본선을 차례로 앞두고 있다. 2016 U-23 챔피언십은 리우 올림픽의 아시아지역 예선을 겸해 상위 3팀에 본선 출전권이 주어진다.
신태용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상의한 결과 한국과 중국, 일본, 북한,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이란까지 8개 팀이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최국 카타르의 홈 텃세도 예상된다”면서 “전보다 훨씬 힘든 경쟁을 펼치게 됐지만 본선 진출이 최우선 목표”라고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