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자이언츠 협동조합(가칭) 설립추진기획단은 3일 "오는 6일 부산 YMCA 17층 대강당에서 협동조합 설립을 통한 프로야구단 운영을 제안하고, 시민들과 야구 팬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첫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 30만 명이 참여해 구단을 소비자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자는 것이다. 스페인 프로축구 FC 바르셀로나가 19만 명 조합원의 연회비 177만 유로(약 22만 원)씩을 모아 운영되는 점을 예로 들었다.
기획단은 "30만 명 회원이 각 30만 원씩 출자해 900억 원의 출자금을 모집한 뒤 현재 400~500억 원의 재무 가치로 추정되는 롯데 구단 인수를 내년 초쯤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롯데 인수? 거래 자체 성사 가능성 떨어져
하지만 현실성은 크게 떨어진다. 출자금 모집 자체도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자금이 확보된다 해도 롯데가 구단을 팔지 않겠다고 하면 끝이다.
롯데 구단은 시민구단화 움직임에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기로 구단 방침을 정했다. 롯데는 1982년 프로 출범 때부터 33년 동안 구단을 운영해왔고, 최고 인기를 다투는 팀이다. 운영을 포기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현실성 여부에 대해)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KBO는 정해진 규약을 따른다고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구 규약 제 3장(참가자격) 9조는 회원자격, 즉 구단의 양도, 양수에 대한 절차와 과정, 자격 등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이런 거래는 양 쪽 주체가 있어야 가능한 얘기다. 주인이 팔지 않겠다고 하면 살 수가 없다. 한 손으로 박수 치기다.
다만 기획단은 "현재 협동조합 설립은 롯데 구단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외의 제 2구단 창단이나 다른 대안은 조합 설립 후 조합원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죽하면 이런 얘기가 나올까" 롯데 분발 계기
롯데 인수는 물론 시민 구단 창단 자체가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해프닝으로 그칠 공산도 적잖다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다만 이런 논의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롯데로서는 씁쓸한 대목이다. 롯데는 지난해 구단과 선수들 사이의 반목으로 CCTV 사찰 논란이 불거지면서 비난을 받았다. 시민 구단화 논의가 나온 것도 성난 팬심의 발로로 볼 수 있다. 한 야구인은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롯데가 잘 해야 할 것"이라고 촌평했다.
롯데는 지난해 파문으로 구단 사장과 단장이 물러나 신임 인사가 이뤄져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올 시즌 새 출발을 다짐하는 롯데 구단에 부산 시민들이 더욱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