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011년 3월 실버보험에 가입한 B(65)씨 역시 보험을 해약하는 과정에서 씁쓸한 경험을 했다. 독신인 형을 피보험자로 해 실버보험에 가입한지 2년여 만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보험을 해약하게 됐는데 환급금이 터무니 없이 적어 2013년 10월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것이다. 금감원이 B씨가 보험가입을 하는 과정을 녹음한 청약녹취를 확인한 결과 계약 과정에서 보험사가 '만기에 환급되지 않는 순수형'이고 '중도해지시 해지환급금은 납입보험료보다 적거나 없을 수 있다'고 안내한 사실이 확인됐고, B씨는 터무니 없이 적은 해지환급금을 받고 씁쓸해할 수 밖에 없었다.
60세 이상 고연령자가 생명보험분쟁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1년에는 6.1%(505건)에 불과했지만 2012년 8.0%, 2013년 8.7%에 이어 지난해에는 11.4%(1093건)로 늘었다.
특히 보험금지급 관련 분쟁은 2011년 331건에서 지난해 820건으로 급증했고,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관련 분쟁 역시 2011년 23건에서 2014년 71건으로 크게 늘었다.
고연령자 분쟁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생명보험에 대한 이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한 반면 보험상품에 대한 사전 지식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고연령자가 가입 가능한 보험상품의 경우 가입절차가 간소화된 경우라도 보험 가입 전 앓고 있는 지병 등을 보험사에 알려야 하는 '계약전 알릴의무'는 준수해야 하는데 병력 고지를 정확히 안 하거나, 가입심사가 없는 경우는 사망보험계약임에도 건강보험으로 알고 가입하는 분쟁 등이 반복 제기되고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특히 고연령자의 계약전 알릴의무 관련 분쟁이 증가하는 것은 고연령자대상 보험상품이 '무진단', '간편심사'등 병력을 묻지 않는 듯한 광고를 하는 점과 전화가입이 많은 것에 이유라고 금감원은 보고 있다.
주요 분쟁 유형으로는 상품의 보장내역이 사망보험금 또는 재해∙상해보험금에 한정되고 기타 보장 또는 만기환급금이 없다는 사실(순수보장형)을 고연령자가 보험가입 당시에는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보험사고가 발생하거나 보험기간 끝났을때 알게돼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무진단, 간편심사 등 가입절차는 쉬운 보험상품을 가입한 고연령자가 보험사고 후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가 병력을 조사해 가입당시 병력 고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갱신형 상품의 경우 갱신시점에서 갱신이 거절되거나 보험료가 100%이상 인상되어 보험계약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잦았다.
이에 금감원은 고연령자 보험을 가입할때 보험상품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가입절차가 간단하고 보험료가 저렴하다면 광고와 상품내용이 다를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보험가입당시 병력 고지 등 아무 심사절차 없이 직업와 병력에 상관없이 가입이 가능하고 보험료가 저렴한 무심사 보험은 보장내역이 일정수준(3,000만원)이하의 사망보험금 뿐이라는 것.
예를 들어 '만기5년의 무심사보험으로서 만기환급금이 없는 순수보장형 보험'은 5년 안에 피보험자가 숨지지 않으면 만기환급금 없이 해당 보험계약은 소멸한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청약서∙청약녹취상 계약전 알릴의무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설계사에게 병력을 알렸더라도 청약서에 병력을 기재하지 않으면 '계약전 알릴의무' 위반이다. 특히 전화가입때 5년이내 병력사항 등을 묻는 질문에 고민하지 않고 "예"라고 답변하는 경우 나중에 보험금 청구때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간편심사', '무(건강)진단' 등 가입절차가 간소화됐다고 광고하는 보험 가입때도 병력을 정확히 고지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금감원은 또 "갱신형상품의 경우 가입시때는 보험료가 저렴하고 가입이 쉽더라도 갱신시점에서 갱신이 거절될 수 있고 갱신보험료가 크게 인상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고연령자가 상품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계약을 해지하고자 할 경우 보험증권을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고, 계약이 성립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상품부실설명 등을 이유로도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