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그동안 백신 접종만 잘하면 구제역에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9일 구제역이 발생한 진천 돼지농장에 대한 역학조사 과정에서 백신 항체 형성률이 80%인 돼지가 구제역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항체 형성률이 50% 미만일 경우 구제역에 감염될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정부의 발표를 뒤집는 결과다.
이에 대해,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백신 접종으로 항체가 형성된 돼지도 주위에 구제역에 감염된 돼지에서 바이러스가 뿜어져 나오면 구제역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주 본부장은 그러면서 "항체가 형성돼도 돼지마다 항체가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방어 면역력은 차이가 난다"며 "방어 면역력이 떨어지는 돼지는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구제역에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구제역 백신을 2회 이상 접종해 항체형성률이 높아도 구제역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정부 관계자가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서상희 충남대 교수는 "지난 2010년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계속해 바이러스 변이가 이뤄져 왔다"며 "국내에서 발생하는 구제역에 맞게 백신을 개발해야 하는데 영국산 백신만을 고집하며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주이석 본부장은 "현재 국내에서 접종하고 있는 구제역 백신은 유럽연합(EU)의 기준을 통과한 제품이다"며 "추가 제기되는 백신 효능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