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이 선호하는 이유들이다. 지난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취업여성들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69%나 됐다.
그러나 아이를 국공립어린이집에 넣기는 낙타를 바늘구멍에 넣는 것에 비유될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 국공립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의 5.2%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 비율을 장기적으로 30%까지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예산이다. 정부는 15조원 안팎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적은 돈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리고 있다. 사례를 보자
성동구의 ‘래미안 리버젠 어린이집’의 경우 민간으로 지을지 구립으로 할지 고민 끝에 주민들이 구립을 선택했다. 민간에 임대를 줌으로써 거둘 수 있는 수입을 포기하고 대신 안정적인 자녀 보육을 택한 것이다.
여기에는 서울시와 성동구가 국공립으로 전환시 지원하기로 한 공사비, 기자재비 등 각종 인센티브가 한 몫을 했다. 어린이집 설립에 들어간 돈은 1억 5천만원이 전부다. 일반 국공립어린이집을 짓는데 평균 22억원이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시쳇말로 ‘껌값’인 셈이다.
이 아파트 단지에 구립 어린이집이 들어선 뒤 집값이 올랐다고 한다. 단지 내에 있는 구립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다는 ‘이점’이 알려지면서부터다. 102명이 정원인 이 어린이집에는 현재 1,000명 정도가 대기자로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집 김효진 원장은 “집 앞에 훌륭한 어린이집이 있게 됨으로써 아파트의 이미지도 좋아지고, 집값도 올라갔다”며 “주민들의 만족도도 굉장히 높다”고 전했다.
신축비용의 1/6로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전환하는 '비용 절감형' 모델 주목
종로구 ‘구민회관 어린이집’도 기존 구민회관을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전환한 케이스다. 서울시 예산 3억 800만원, 종로구 예산 7700만원이 들어갔다. 이곳은 구민회관에 어린이집이 붙어 있어서 주민들의 상시적인 방문이 가능하다.
김준희 원장은 “기존 건물을 이용한 결과 설립 비용이 대폭 절감됐다”며 “구민회관과 같이 쓰이다 보니 외부개방이 잘돼 있어서 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용 절감형’ 모델로 서울시는 지난 3년간 212개의 국공립어린이집을 새로 확충했다. 한 개에 평균 3억 4800만원이 들어갔다. 국공립을 ‘신축’하는데 드는 비용에 비하면 1/6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을 2018년까지 28%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다. 스웨덴의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은 80.6%, 프랑스는 66%, 일본도 48.6%나 된다.
서울시 조현옥 여성가족정책실장은 “보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부모들이 아이를 믿고 맡기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공공보육 인프라인 국공립어린이집의 지속적인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