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이란·일본이 온다' 韓 축구, 어떻게 이겨낼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 (자료사진/노컷뉴스)

약체들을 상대로 꼬박꼬박 승점 3점을 쌓았다. 일단 만족스럽다. 그러나 2% 부족함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게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3일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쿠웨이트를 1-0으로 눌렀다.

지난 10일 오만전과 비교해 주전 7명이 바뀌었다. 부상과 감기 등을 이유로 어쩔 수 없는 변화가 많았다. 슈틸리케호로서는 불운이었다. '플랜B'를 앞세우고도 승점 3점을 추가한 것은 만족스럽지만 경기 내용은 불안했다.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첫 경기에서 호주에 1-4 대패를 당한 쿠웨이트는 수비에 '올인'하지 않았다. 한국이 공략한 빈 틈이 충분히 많았다. 그러나 폭발적인 스피드와 힘을 앞세운 차두리의 공간 파괴 장면(남태희의 결승 헤딩골로 연결됐다)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장면이 없었다.

기성용은 군계일학이었다. 중앙에서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그러나 최전방에 배치된 선수들의 볼 처리가 다소 미숙해 충분히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수비도 불안했다. 위험 지역에서 상대를 놓친 경우가 오만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큰 대회에서는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졸전을 펼친다 해도 끝까지 살아남으면 우승한다. 그러나 경기력의 발전 없이 원하는 결과만 얻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호주와 일본 등 다른 우승후보들은 대회 첫 경기에서 약한 팀들을 상대하기는 했지만 그야말로 상대를 압도하며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아직 한국은 그런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핑계는 있다. 이청용, 구자철, 손흥민 등의 공백은 역시 컸다. 특히 좌우 날개를 책임지는 이청용과 손흥민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이청용은 오른쪽 정강이에서 실금이 발견돼 일찌감치 아시안컵을 마쳤다. 손흥민은 감기 증세로 쿠웨이트전에 결장했다.

손흥민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이 돌아온다면 전력은 분명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다. 이청용의 공백은 앞으로 대표팀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몸 풀기는 끝났다. 17일로 예정된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이 끝나면 8강 토너먼트가 시작된다. 앞으로는 패배가 용납되지 않는다. 호주전 패배는 토너먼트 대진에 악영향을 줄 것이고 토너먼트에서의 패배는 귀국을 의미한다.

앞으로 호주, 이란, 일본 등 한국과 더불어 아시아 4강으로 평가받는 팀들과 최대 세 차례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만 1960년 서울 대회 이후 첫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지금까지는 불안한 경기 내용으로도 승점을 쌓을 수 있었다. 지금부터는 장담 못한다.

초반 2경기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던 경기력이 오히려 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보완해야 할 약점을 찾고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래야만 한다.

아시안컵은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치르는 첫 번째 대회다. 한국은 여전히 발전 단계에 있는 팀이다. 첫 2경기를 치르면서 어쨌든 비기거나 패하지는 않았다. 그 안에서 교훈을 찾아야만 더 큰 도약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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