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붕어빵 천원에 여섯마리… '불황형' 트렌드?

'불황 지표' 상품들 일찌감치 인기 품목

겨울철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인 붕어빵 크기가 작아진 것에서 올해 소비 트렌드를 읽을 수 있을까.

천원에 두 마리이던 붕어빵이 '미니 붕어빵'이 되면서 대신 천원에 여섯 마리로 숫자가 늘었다. 같은 돈으로 소비자의 만족감을 높이기 위한 불황형 트렌드라는 얘기가 나온다.

직장인 김미연씨(32)는 "어차피 붕어빵은 배가 부를 때까지 먹는 음식이 아니라 동료들과 맛 보기 식으로 나눠먹는 간식"이라면서 "천원에 두 마리 짜리 보다는 여섯 마리짜리가 더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요즘 붕어빵 노점은 여섯마리 짜리가 대부분이다. 가격 자체를 늘릴 순 없고 매출은 올려야겠으니 조건 안에서 지갑을 열 수 있는 방안이 개수 늘리기라는 것이다. 가구의 재정상황이 악화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줄이는 것이 외식비(46.7%)와 식료품비(36.9%)라는 조사결과(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정보센터)도 있다.


불황 경고음이 쏟아지면서 이처럼 적은 돈으로 가치를 최대화시키는 소비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통채널들은 초저가 상품은 물론 '1+1', 싼 값에 내놓는 못난이 농산물들 이른바 'B급 상품'을 대거 준비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일부에 상처가 있는 못난이 과일을 주스용 과일로 따로 마케팅한다든지 초저가 상품도 무조건 싼 게 아니라 소비자 의도에 맞게 가공하는 방식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 때 잘 팔린다는 '불황 지표' 상품들은 일찌감치 인기품목이 됐다. 11번가는 올들어 1일~7일 매출이 증가한 품목을 조사해보니 가계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늘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저금리까지 겹치면서 굳이 은행에 맡길 필요 없이 금고에서 돈을 보관하겠다는 수요도 늘어 새해 금고 매출은 127% 증가했다.

유통채널들은 상품만 불황형으로 기획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와 만나는 창구도 최대한 넓히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모바일·인터넷·오프라인 매장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옴니채널(Omni Channel)이 대표적이다. 옴니채널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전망한 올해 유통산업 전망에서 핵심키워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TV가 주 채널이던 홈쇼핑이나 오프라인 마켓이 기반인 대형마트들이 온라인에서 '핫딜' 서비스 품목을 늘리는 것이 여기 해당한다. 특정 상품을 정해진 기간 동안 파격적으로 싼 가격에 파는 것인데, 싼 제품을 찾는 수요와 스마트폰 보급 환경이 맞물려 유통 트렌드가 됐다.

TV홈쇼핑과 유무선 쇼핑몰을 연계한 '릴레이핫딜'을 선보인 GS홈쇼핑 관계자는 "모바일에서 마치 홈쇼핑 편성 시간표를 보듯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면서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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