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수석은 이날 오후 속개된 운영위 회의에 불출석했다. 여야는 오전 회의 도중 김 수석을 출석시키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당초 야당은 김 수석 뿐 아니라 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의 출석까지 요구했다가 이같이 절충했다.
그러나 오후에 속개된 회의에서 김기춘 실장은 "여야가 김 수석을 출석시키기로 합의했고 내가 출석을 지시했지만 수석 본인은 출석할 수 없다는 취지의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이완구 운영위원장은 "이는 중대한 사태"라며 "양당 간사와 비서실장 3자가 협의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결정하라"면서 사태수습을 위한 정회를 선언했다.
김영한 수석은 "국회에 가서 답변할 수 없다. 차라리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의원은 청와대에 즉각적 파면을 요구했다.
새정치연합 박완주 의원은 "공직기강의 문란함이 생방송으로 전국민에게 중계된 초유의 사태"라며 "청와대 공직기강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도 "여야가 합의해 국회출석을 요구했다면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공직자로서의 자세"라고 한탄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8시까지 진행된 현안보고는 모두 3차례 정회사태를 빚는 등 파행을 거듭했다. 김 수석 항명에 대한 수습책 논의를 위해서 뿐 아니라, 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의 불출석에 따른 여야 충돌, 문재인 의원을 겨냥한 여당의 공세가 초래한 여야 갈등 등이 불씨였다.
이날 김 실장은 "문건유출로 국민과 의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참으로 송구하다.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데 대해 깊이 자성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 거취에 관심이 없다. 이 자리에 결코 연연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