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구제역 악몽' 안동에 또 구제역… 주민 불안 가중

구제역이 발생한 안동 남후마을 입구를 5일 방역본부 관계자가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4년 전 전국 구제역 지원지로 홍역을 겪은 안동에 또다시 구제역이 발생하는 등 경북지역에 구제역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4일 구제역으로 확진된 안동시 남후면 돼지농장.

남안동IC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이 농장은 외진 농촌 마을로, 이번에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면서 발굽출혈 등 임상증상이 나타난 돼지 180여 마리를 매몰했다.

남후 돼지농장은 4년 전인 지난 2010년 전국적인 안동구제역 사태때 구제역이 직접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기르던 소와 돼지를 대부분 살처분한 곳 중 한 군데이다.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은 이 마을 500미터 앞 입구에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농민들은 물론 차량과 가축이동을 오도 가도 못하게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5일 이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던 가축방역본부 관계자는 "구제역이 발생한 남후 농장 돼지는 모두 매몰 처리됐으며, 7일 동안 이 마을 출입이 전면 금지된다"고 밝혔다.


4년 전 전국 구제역 파동의 진원지였던 안동은 2010년 당시 사육 중이던 소와 돼지 등 가축 17만 4,000여 마리 가운데 83% 정도인 14만 4,400여 마리를 매몰 처리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

특히, 안동은 4년 전 구제역 사태로 조성된 가축매몰지 510여 곳에 대한 '생태복구작업' 완료 한 달을 앞두고 또 다시 구제역이 발생해 지역 주민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

안동시 길안면 김모(46) 씨는 "4년 전에 이어 다시 구제역이 발생해 안타까운 마음뿐"이라며 "빨리 구제역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경북도 방역당국은 5일까지 구제역이 발생한 안동과 의성, 영천의 돼지 1,680여 마리를 매몰처리하고 경북도내에서 사육중인 전체 돼지를 대상으로 긴급백신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또 통제초소와 거점소독시설을 추가로 설치하고 차단방역에 주력하는 한편 임상예찰과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구제역의 감염경로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어 방역당국은 물론 주민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경북도 방역당국 관계자는 "뚜렷한 역학관계가 밝혀지지 않는 채 영천에 이어, 의성과 안동에서까지 발생되고 계절과 관계없이 연중 발생하는 양상을 띠고 있어 확산의 고리 차단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경상북도는 그러면서 추가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도 관계자는 "축산관련 차량들의 이동이 많은 도축장, 사료공장, 분뇨처리시설 등은 차량뿐만 아니라 철저한 소독으로 구제역 바이러스의 주 감염경로인 기계적 전파 차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백신접종에도 불구하고 산발적 발생이 지속되고 있지만 구제역 차단방역의 핵심은 백신접종"이라며 "빠른 시일 내 추가접종을 마무리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안동을 비롯한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 주민들은 구멍 뚫린 구제역 방역체계에다 행정당국의 뒷북 대처로 4년 전 구제역 악몽을 떠올리며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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