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는 기상호조에 따른 농산물 가격 하락과 산유국의 셰일가스 견제 등으로 발생한 국제유가 급락에 힘입은 것으로, 도시가스와 전기요금, 집세, 가공식품 등은 평균 상승률을 크게 상회해 서민가계에 부담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0%대로 진입한 것은 올해 들어서는 처음이다.
이번 달 0%대 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급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농축수산물이 한파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1.0% 올랐고, 특히 축산물의 경우는 8%나 급등했다. 전기수도가스도 2.1%, 전월세 등 집세도 2.2% 올랐지만, 석유류 가격이 지난해 12월보다 11.4%나 하락하면서 다른 품목의 상승효과를 상쇄했다.
이에 따라, 올 한해 전체 소비자물가도 연평균 1.3% 상승하며, 지난해 1.3%에 이어 2년 연속 1%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양호한 기상여건 등으로 농산물 공급이 확대되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지난해와 비교해 2.7% 하락했고, 석유류 가격도 4.3% 내려 물가 안정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도시가스요금이 지난해보다 6.4% 오르고, 전기료(전년비 2.2%), 전세가격(3%), 가공식품(3.7%), 하수도료(11.6%), 택시요금(6.4%) 등은 평균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보여 서민가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농산물과 석유류를 빼고 물가상승률을 계산하면(근원물가) 물가상승률은 2%로, 지난해보다 0.4%p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대 저물가라고 하지만 체감 물가가 그렇게 낮아지지 않은 이유다.
기획재정부는 분석 자료를 통해 "내년도 물가 상승률은 내수회복에 따른 수요측 상승압력과 담배가격 인상 등으로 올해보다 높은 2%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농축산물의 경우 올해의 기저효과와 내년 기상이변 등에 따라 수급불안이 올 수도 있다"며,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