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안은 기간제(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기한을 기존 2년에서 연장 가능하도록 하고 55살 이상 노동자, 전문직 등에게 파견노동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노동계 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가 파견 업종과 기간제 기간을 슬쩍 늘리려 한다고 반발했다.
노동계는 이직수당을 주거나 3개월 이상 근무한 노동자에게 퇴직금을 주는 방안, 차별시정 제도를 노동조합에 부여하는 등 노동계가 요구해왔던 방안에 대해서도 "노예 계약을 연장하면서 곡식 한 바가지를 더 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민주노총)"고 했다.
실제로 한국노총이 비정규직 조합원 4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비정규직법상 기간제노동자의 사용기간 연장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약 70% 이상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제 근로기간 확대가 '기업의 정규직 회피수단'(53%)이 될 수 있고, '근본적 고용안정성 보장방안이 아니다'(34%), '비정규직 고착화를 심화시킬 것'(11%) 등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앞서 한국노총은 노사정위 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일방적으로 밀어부칠 경우 노사정위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사정위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노동조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민주노총 역시 정부안에 대해 '비정규직 양산 대책'이라며 폐기를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노조 등으로 구성된 '박근혜 비정규직 양산법안 저지 긴급행동 준비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종합대책은 기업들에 숙련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부려 먹으라는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재벌들은 더는 정규직 신입사원을 뽑을 이유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날 노사정이 노사정위 테이블 위에 모두 올려놓고 논의하겠다던 각자의 안은 서로 부딪히기만 할뿐 접점을 찾지 못했다. 보통 주요 안건이 전체회의에서 논의된 뒤에는 언론 브리핑이 있지만 이마저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