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172명의 구조자를 끝으로 누구도 돌아올 수 없었고, 대한민국은 슬픔 속에 침몰했다. 연예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 연예계는 웃고 떠드는 모든 방송을 중단했다. TV 편성표는 세월호 참사를 다룬 '뉴스 특보'로 꾸려졌고, 어쩌다 제작발표회가 열려도 말과 행동을 조심했다.
시간이 흐르자 거액의 성금 기부가 이뤄졌다. 진도에 남아 아이들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과 이미 아이들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을 위해서였다.
더 이상 진도 앞바다에서 어떤 희망도 찾을 수 없을 때, 실종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은 서울로 향했다. 책임지지 않는 정부를 향해 정확히 진상을 규명해 달라 호소했지만 소리없는 메아리일 뿐이었다.
연예계의 침묵이 깨진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가수 김장훈, 방송인 김제동, 배우 정진영 등은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세월호 천만인 서명운동'에 발벗고 나섰다. 거리로 나온 이들은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잠시 내려놓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행인들에게 서명을 독려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위해 무더운 8월, 23일 간 유가족들의 단식 농성에 참여했다. 그 뿐만 아니라 여러 전문가들과 세월호 피해자들을 위한 힐링 프로젝트를 꾸리고, 참사 100일 추모 콘서트 무대에 올라 남은 이들을 노래로 위로했다.
이 시기, 가수 이승환과 여러 영화계 인사들도 단식에 함께 했다.
배우 문성근, 감독 정지영 등 충무로의 감독과 배우들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영화인준비모임'을 만들어 릴레이 동조 단식으로 피해 가족들에 힘을 보탰다.
류덕환, 김가연-임요환 부부, 문소리, 조은지, 장현성, 고창석 등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일일 단식에 동참했다.
유가족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 영화계 인사들도 많았다. 배우 송강호와 김혜수,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감독 등은 노란 바탕의 피켓에 유가족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메시지를 적어 뜻을 모았다.
영화인들의 행동은 10월 열린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이어졌다. 수사권과 기소권 없는 여당과 야당의 특별법 합의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개막식을 비롯한 영화제 전 기간 노란 리본달기 운동을 전개했고, 다양한 퍼포먼스와 1인 시위, 서명운동 등을 펼쳤다.
영화인 1,123명은 '철저한 진상규명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영화인 1123인 선언'을 발표해 "우리는 여전히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수사권과 기소권을부여'하는 특별법을 원한다.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들이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우리 영화인들은 가족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 선언에는 이창동, 박찬욱 등 감독 229명과 송강호, 김혜수, 박해일 등 배우 166명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