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의원들을 만나 물어보면 열 명 가운데 9명은 2017년 정권교체 전망이 매우 어둡다고 말한다.
야당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의원을 찾아보기 힘든 제1 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다. 새누리당은 엄살을 부릴 법도 한데 내놓고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우리가 공무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연금개혁을 하더라도 야당인 새정치연합이 워낙 잘 못하고 있어 우리가 이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새정치연합의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지지율 20%를 넘어 30%까지 끌어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지도부에 있는 한 의원은 “지금의 야당을 보며 누가 지지를 하겠느냐”며 “그들만의 울타리에 갇혀 있으니 같은 정치인으로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쟁 관계인 여당의 나쁜 평가에 대해서는 백안시하더라도 국민의 부정적 평가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국민의 변화와 혁신 목소리에도 새정치연합은 그들만의 길고 있다. 태생적인 한계다. 옳다는 자기 확신과 과거 민주화운동 등 사회 변혁 운동에 대한 자부심이 워낙 강하다. 합리성과 융통성의 결여로 연결된다.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에도 끼리끼리, 동종교배 의식이 여전하다.
내년 2월 8일로 정해진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미 바닥에선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계파, 패거리 정치가 그 증좌다.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친노의 좌장이라는 문재인 의원의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친노그룹은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냐며 볼멘소리를 한다.
“친노를 청산하겠다”는 문재인 의원은 전대 출마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이 계파 해체 선언을 하겠다고만 밝히고 있다. 말로만 계파 해체 선언이지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지금도 친노 인사들과 정치 행보를 주로 상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룰을 놓고서도 통합선거냐 분리선거냐로 설왕설래만 할 뿐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 대표 선출 출마 예상자가 무려 10명을 넘어 20명은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문재인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다면 정세균, 박지원 의원과의 3파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김부겸 전 의원과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출마가 변수다.
새정치연합은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얻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승리하느냐의 토론이나, 비전 제시는 하지 않고 당권싸움, 계파싸움을 여전히 물밑에서 계속하고 있다.
차기 당 대표가 정당, 정치 혁신과 개혁을 하면 된다고 말하지만 기득권이 이미 고착화된 당 현실을 볼 때 실행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가 현역 의원들을 당협위원장으로 정할 정도로 정당 혁신과는 거리가 먼 조치를 취한 것을 보면 계파 개혁과 새 인물의 수혈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이나 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인재근 비대위원 등 각 계파 수장들이 모인 비대위가 계파 이익을 대변한 때문인지 개혁과 혁신적인 일을 별로 하지 않았다.
비대위 회의 참석자는 “회의 자체가 형식적이며 되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새정치연합 외연 쪽에서는 신당 창당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동영 상임고문이 지난 13일 전주에서 “당내 특정 계파가 당권을 장악하면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게 호남 여론”이라고 군불을 지폈다. 정대철 상임고문도 신당 창당에 앞장 서는 모습이라고 한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당 내보다는 당 외부에 신당 창당론이 상당한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 거론되는 분들이 신당을 주도하면 될 것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이냐, 신당이냐와는 별개로 새정치연합의 내년 2월 전당대회는 생존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자칫 분당의 위기로 몰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이후에도 당 지지율이 10%를 벗어나지 못하고 허덕거릴 경우 신당창당론은 탄력을 받을 것이다.
호남 여론이 신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 왜냐하면 새정치연합이 유권자들, 국민과 유리된 채 제 갈 길만을 가고 있기에….
자민당에 영구집권의 길을 내준 지지율 7%의 일본 민주당도 그런 전철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