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SK), 윤성환, 안지만(이상 삼성), 장원준(롯데) 등 대어들이 즐비한 데다 박용택(LG), 김강민(SK), 이원석(두산), 송은범(KIA) 등 준척급들도 다수다. 지난해 523억 5000만 원 사상 최대 돈잔치가 1년 만에 깨질 것이라는 기대가 벌써부터 크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이 함께 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대박을 터뜨렸던 FA들이 부진하면서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과연 올해 FA시장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검증된 FA 다수-해외 진출로 품귀 현상까지
지난해 FA들은 사상 최대 대박을 터뜨렸다. 강민호(롯데)가 총액 75억 원, 역대 최고액을 찍었고, 정근우가 70억 원, 이용규(이상 한화)도 67억 원을 기록했다. 장원삼(삼성)이 60억, 이종욱(NC)이 50억 원의 거액을 받게 됐다. 계약 기간은 모두 4년이다.
이들 빅 5의 몸값만 해도 300억 원이 넘는다. 역대 스토브리그 최고액인 2011년 전체 261억 5000만 원보다도 50억 원 넘게 많다.
이미 상승한 몸값에 대한 기대치가 올해도 작용할 수 있다. 20대 후반 20홈런 80타점이 보장된 최정은 강민호의 최고액을 가뿐하게 넘길 전망이다. 사상 첫 100억 원 시대를 열어젖힐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10승이 보장되는 윤성환, 장원준은 장원삼의 60억 원이 기준점이다. 최강 불펜 안지만도 50억 원 이상이 예상된다.
특히 김광현(SK), 양현종(KIA), 강정호(넥센)의 해외 진출로 몸값이 더 올라갈 수 있다. 특급 선수가 나가는 만큼 가치가 더 올라간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생팀 kt의 가세로 경쟁이 더 심화할 전망이다.
하일성 KBS N 해설위원은 "최정, 윤성환, 안지만 등은 이미 검증을 확실하게 받은 선수들"이라면서 "지난해 못지 않은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자금력이 되는 구단들도 있어 기대를 모은다"고 귀띔했다.
▲FA 성적 부진-kt 행보가 변수
대표적인 예가 강민호다. 올해 강민호는 98경기 타율 2할2푼9리 16홈런 40타점에 그쳤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라는 점을 감안해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올해 팀 평균자책점(ERA) 5.19로 4위였다. 몸값에 대한 부담감에 스윙이 커지면서 타격감을 찾지 못했다.
이용규도 104경기 타율 2할8푼8리 103안타 12도루 62득점을 기록했다. 어깨 부상 속에 분투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그나마 정근우가 125경기 타율 2할9푼5리 32도루 91득점, 장원삼이 11승5패 평균자책점 4.11을 기록했다. 이종욱도 타율 2할8푼8리 78타점 73득점을 올렸다.
거액을 쏟아붓고도 팀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각 구단들의 부담도 커졌다. 한화는 최하위, 롯데도 7위에 머물렀다. 각 구단들이 모기업에 거액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거액 FA 없이 자급자족으로 통합 4연패를 이룬 삼성의 사례도 있다.
특히 FA 시장의 큰 손으로 주목받던 kt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kt는 최근 외국인 거포 3루수를 영입했다. 최정의 가치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야구계에서는 "모기업의 영향을 받는 kt가 생각보다 지갑을 많이 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FA들의 신청 마감은 17일까지다. 18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들을 공시한다. 과연 올해 FA 시장이 프로야구 역사에 어떻게 남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