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1-0으로 앞선 9회말. 2사 1루에서 채태인이 타석에 들어섰다.
손승락의 공에 채태인의 방망이는 연속 허공을 갈랐다. 마치 한 방으로 단숨에 역전을 노리는 듯 방망이를 크게 휘둘렀다. 볼 카운트는 투 스트라이크. 채태인의 스윙을 보면 유인구로 스윙을 유도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넥센 배터리 손승락과 박동원은 곧바로 승부를 걸었다. 결국 채태인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 3루가 됐고, 최형우에게 끝내기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염경엽 감독이 크게 아쉬워한 대목이다.
염경엽 감독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경험의 차이"라면서 "채태인이 주자 1루에서 한 방만 보고 크게 스윙했는데 박동원이 파악을 못했다. 원 바운드 공에도 스윙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투 스트라이크니 유인구 3개 중 1개만 스윙해도 괜찮았다"고 말했다.
공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8회말 무사 만루 위기를 극복한 손승락 역시 자신의 공에 자신감이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손승락도 공에 너무 자신감이 있었다"면서 "물론 손승락의 공은 잘 들어갔고, 채태인이 잘 쳤다. 그래도 승부를 하기보다는 유인구를 던졌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재차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벤치에서는 왜 유인구를 던지라는 사인을 내지 않았을까. 바로 투수가 마무리 손승락이었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보통은 사인을 낸다. 그런데 손승락은 1~2년 던진 투수가 아니다. 만약 사인을 내면 손승락이 던지기 싫은 공일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던지고 싶은 걸 던지는 게 좋다. 그래야 잘 할 수 있다"면서 "한현희나 조상우였으면 벤치에서 유인구 사인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