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 고공행진에 주거비 대출 '막막'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전세가 고공행진과 월세 전환이 이어지면서 서민들이 주거비용을 마련하는데 애를 태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초 대비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3.65%며 서울, 수도권은 4%를 넘어섰다. 전세가 상승세가 지난해보다는 꺾였지만 전세가가 워낙 오른 상태에서 또다시 오르다 보니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마련하는데 허덕이고 있다.


문제는 기존 전세자금도 은행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한만큼 대출을 추가로 받아 오른 전세금 상승분을 마련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전세자금 대출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의 전세자금 대출잔액은 지난 2009년 12월말에는 49만 9,000건에 10조 5,000억원이었으나 그 뒤 해마다 증가하면서 올해 6월말에는 86만 5,000건, 31조 5,000억원으로 3배나 급증했다.

정부의 '월세 전환 정책'도 전세자금 대출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는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것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나 월세 수요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정부의 '10.30 전월세 대책'에서 전세대책 대신 월세대책이 주를 이룬 것도 이 때문이다.

어렵게 전세자금을 대출받은 서민들도 주택담보대출보다 높은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받는 9개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가운데 7개 은행이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세자금 대출이 불가능한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월세금을 대는 것도 쉽지 않다. 은행권의 월세대출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월세대출을 취급하는 시중은행 7곳이 지난 1년동안 월세대출을 취급한 건수는 겨우 18건에 불과하다.

월세대출을 취급하는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월세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집주인들이 동의를 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출을 받는다고 하면 집주인들이 월세 세입자의 능력을 의심하는데다 월세 소득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대출동의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현실에 맞는 종합적인 전월세 지원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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