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銀 조기통합 가시권…내년 은행권 판도변화 오나?

1위와 경쟁 가능권 진입…은행권 '통합은행'에 촉각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이 가시화하면서 은행권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두 은행이 내년 초 통합할 경우 외형면에서는 수익률 1위인 신한은행과의 경쟁도 가능해져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양 은행을 통합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지주사인 하나금융은 조기통합에 반대해 왔던 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의과정을 거친 뒤 조만간 금융위에 통합 승인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노조가 조기통합을 수용하고 당국의 승인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양 은행은 내년 초쯤 통합될 전망이다.

◈ 하나-외환 노사 조기통합 이견 조율 중…내년초 통합 전망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하나-외환은행과 외환은행 노조는 물밑 접촉을 통해 통합에 따른 이견차를 좁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5년 뒤 하나-외환은행 통합 논의'가 주요 골자인 2012년 '2.17합의' 위반을 내세우며 조기통합을 강력 반대해왔다.

그러나 사측이 노조 총회에 참석한 노조원의 징계 규모를 대폭 축소하자 노조는 조건없는 대화를 선언하며 조기통합 논의에 호응해왔다.

대화 자체를 거부하던 노조가 전격적으로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은 통합에 대한 현실적인 거부 명분이 희박한데다 내부 구성원 간에도 통합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사측이 '직원 징계 대폭 축소'라는 사실상의 출구전략을 마련해 줬기 때문이다.

노사는 조만간 양 은행 통합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통합 승인신청을 위한 준비는 사실상 마무리됐다"며 "다만 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의 과정이 남아있는 만큼 노사간 협의를 통해 통합 절차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통합은행 '1위 도전', 신한 '1위 수성', KB '리딩뱅크 회복', 우리 '재도약'

지지부진하던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이 가시권안으로 들어오면서 은행권은 판도변화를 예측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은행권 구도는 수익률 1위를 수성중인 신한은행과, 내분사태를 마무리하며 리딩뱅크 위상 회복을 노리고 있는 KB국민은행, 민영화 등의 체질개선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우리은행간 경쟁으로 요약된다.


여기에 하나-외환은행이 통합은행으로 경쟁에 뛰어들 경우 은행권은 적지 않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재 하나은행은 3분기 수익만 따져봐도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에 비해 부진이 심각했다.

그러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할 경우 수익률 1위인 신한은행과의 경쟁도 가능할 정도로 격차가 좁혀진다.

원화대출 실적에서도 두 은행은 다른 은행들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지만 통합할 경우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과의 경쟁 가능권에 들게 된다.

특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치면 총 24개국 128개 해외 네트워크를 갖게 돼 해외 네트워크 분야에서 단연 1위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지난달 29일 합병계약을 체결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 은행권 "통합은행, 기존은행에 충분한 위협"…내년, 수성 VS 도전 경쟁 예고

통합으로 예상되는 시너지 효과도 경쟁사들을 긴장시키는 부분이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양 은행은 통합에 따른 각종 비용절감액과 수익 등을 포함해 해마다 3,121억여원의 추가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합이 3년 앞당겨진다고 할때 이로 인한 전체 시너지는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하나금융 측은 전망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또 하나-외환 통합은행이 은행과 증권·보험·카드를 아우르는 영업 강화에 나서 시장 지배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소매금융과 PB쪽에서 강하고 외환은행이 기업금융과 외환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이런 강점들이 시너지를 낸다면 다른 은행들에 충분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하나-외환은행이 통합을 통한 공격적 영업에 나서고 여기에 기존 은행들이 수성과 새로운 도전으로 맞서는 내년에는 은행권에 유례없는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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