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수석대변인은 4일 오전 박 대통령의 담화가 있은 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여야가 정부조직법 통과를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대통령 담화는 협상 타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오늘 담화는 취임한 지 열흘도 되지 않은 박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운영에서 국회를 고립시키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자신은 아무런 입장 변화 없이 청와대 회동을 다시 제안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맞지 않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그는 "이번 담화는 국회를 통법부, 여당은 거수기, 야당은 거수기 보조자로 여기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매우 실망스럽다"며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한다며 국회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권위주의 체제의 독재자들이 했던 방식"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패자는 국민이고, 불통과 잘못된 인사, 국회 무시로 일관해온 박 대통령이야말로 가해자"라며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이 집권여당으로서 재량권을 갖고 야당과의 협상에 다시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박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대해선 "언론검증의 문턱조차 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미국 CIA(중앙정보국) 연루와 국적 논란 등 공직후보자로서 소양이 부족했다"고 평했다.
이어 "만약 김 후보자가 미국의 장관 후보자로 나섰다면 철저한 사전 검증에 걸려 후보자 반열에 아예 들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야당에 책임을 전가하고 사퇴하는 것은 그 자체로 그가 공직후보자로서 자질이 없음을 스스로 반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문제는 무원칙한 부실인사에 있다"면서 "대통령은 애먼 야당만 탓하지 말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자질과 능력, 도덕성 있는 인사를 추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