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文 성원 당부했지만 쓴소리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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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지지자들에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성원을 재차 당부했다. 하지만 메시지가 열흘 전 사퇴 기자회견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친데다 현실 정치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아 문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안 전 후보는 3일 오후 서울 공평동 공평빌딩 사무실에서 열린 진심캠프 해단식에서 "지난 11월 23일 사퇴기자회견 때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 이제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달라'고 말씀드렸다"면서 "저와 함께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오신 지지자 여러분들께서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사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지지자들에게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의 단일 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지원해줄 것을 다시 한 번 호소한 것이다. 그러나 이 두 문장 이외에는 문 후보의 이름이나 지원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새로운 메시지가 없이, 지난 사퇴 기자회견을 상기하는 데 그쳐 소극적 지원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안 전 후보는 곧바로 화제를 전환해 이번 대선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저는 더이상 대선후보가 아니지만 국민적 우려를 담아 한말씀 드리고자 한다"며 "지금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다. 국민 여망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싸우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흑색선전, 이전투구, 인신공격이 난무한다"면서 "대립적인 정치와 일방적인 국정이 반복된다면 새로운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고 여야 선거행태를 싸잡아 비판했다.


과거에 집착한다는 것은 새누리당뿐 아니라 민주당도 함께 겨냥한 것으로, 점차 사그라드는 새 정치의 화두를 다시 살려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안 전 후보의 연설을 들은 캠프 관계자는 "문 후보에 대한 소극적인 지원으로 읽힌다. 새로운 메시지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실장급 관계자는 "문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달라는 점에 방점이 찍혀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새 정치에 대한 요구도 있었지만 정권교체 의지도 분명했다. 있는 그대로 이해해달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소극적 지원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캠프 본부장급 인사는 기자들에게 "단일후보인 문 후보를 지원해달라는 안 전 후보의 뜻을 지지자들이 받아들여달라는 것이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안 전 후보측은 문 후보의 지원 방식과 계획에 대해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 대한 지원 못지않게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새 정치를 강조한 만큼 이를 동시에 이루기 위한 독자적 행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선대위 윤호중 전략기획실장은 "선거법상 제약을 감안할 때 안 후보의 발언은 선거법에 허용된 최대한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달리 해석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선관위를 압박해 (안 후보가) 충분히 발언하지 못하게 하고, 그게 지지표명을 덜 한 거라고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 전 후보는 캠프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 1,000여 명 앞에서 "진심캠프는 해단하지만 지나간 나날을 감사하며 살아도 모자랄 것임을 이미 저는 절감하고 있다"며 "지난 66일 여러분이 안철수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연설을 하는 도중에는 눈시울이 불거지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후보직 사퇴에 대해 "미리 설명드리지 못하고 상의드리지 못해 참으로 죄송하다. 용서를 구한다"며 "그러나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국민들께 드리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임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 전 후보는 "오늘의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국민이 만들어주고 여러분이 닦아주신 새로운 정치의 길에 저 안철수는 저 자신을 더욱 단련해 함께 할 것이다"고 다짐하며 새로운 정치 행보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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