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8명 전주천서 급류에 휩쓸려

현장활동을 하기 위해 전주천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징검다리를 건너다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

1일 오전 10시 40분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동서학동 전주천 한벽보 인근에서 징검다리를 건너던 전 모(7)군 등 유치원생 8명과 인솔교사 등이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전 군 등은 주변에 있던 시민들과 신고를 받고 도착한 소방관에게 모두 구조됐지만 일부 유치원생은 급류에 떠밀려 200m 넘게 떠내려가는 등 자칫 참변이 벌어질 뻔 했다.

시민 나형균(68)씨는 "갑자기 물이 불어서 애들이 떠내려가는데 급류가 너무 세서 감히 뛰어들 수가 없었다"며 "성심여고 체육교사 등 시민들이 뛰어들어 아이들을 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나 씨는 "한 아이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한 여자가 인공호흡을 했고, 119가 와서야 숨이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치원생들은 인근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기온이 5~6도로 쌀쌀한 상황에서 물에 빠지면서 일부 아이는 저체온증을 보여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다른 아이들도 폐렴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사고는 전주시의 안일한 수문 관리때문에 벌어졌다는 지적이다.

사고 당시 119에 신고한 시민 심형만 씨는 "유치원생들이 징검다리를 건너오는데 수문을 한꺼번에 열면서 손쓸 도리가 없었다"며 "확인을 하지 않고 수문을 연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는 용담댐 광역상수도 전환 사업과 관련해 공사업체가 고무튜브로 된 한벽보 수문을 열어 물을 빼달라는 요청에 따라 전주시가 수문을 열면서 벌어졌다.

수문 100m 아래 징검다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거나 통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을 빼면서 사단이 난 것이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사고 경위와 사전 통제 등 관리상 문제를 명확히 파악하겠다"며 "이번 사고가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엄격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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