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원장측 금태섭 변호사는 6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지난 4일 아침 7시 57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대선기획단 정준길 공보위원이 전화를 걸어와 7분간 통화했다"며 이같이 폭로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자행하는 일은 차마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며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금 변호사가 정 공보위원으로부터 폭로 협박을 받았다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안랩(옛 안철수연구소) 설립 초창기인 1999년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과 관련해 투자팀장인 강모씨에게 주식 뇌물을 공여했다는 것 ▲안 원장이 목동에 거주하는 음대 출신의 30대 여성과 최근까지 사귀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금 변호사는 "정 씨가 구체적 근거를 말하지 않은 채 '그걸 우리가 조사해서 다 알고 있다. 그걸 터뜨릴 것이기 때문에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고 말하면서 안 원장에게 그 사실을 전하고 불출마하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조사해서 다 알고 있다는 정 씨의 언동에 비춰볼 때 정보기관이나 사정기관의 조직적인 뒷조사가 이뤄지고, 그 내용이 새누리당 측에 전달되고 있지 않느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며 "최근 일부 언론에서 적법한 방법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개인정보를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금 변호사는 "일부 언론 뒤에 숨은 보이지 않은 거대권력이 현 상황을 지휘하고 있지는 않은지 강한 의문을 갖게 된다"며 "근거 없는 유언비어의 근원지와 조직적 유포에 대한 제보가 속속 이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행위는 새로운 변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이고 협박하는 것이다. 안 원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며 "낡고 구태의연한 거대한 권력이 펼치는 음모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금 변호사를 비롯해 강인철·조광희 변호사와 민주통합당 송호창 의원이 참석했다.
안 원장과 친분관계가 두터운 송 의원은 이 자리에서 "민간인 사찰 국정조사 특위 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면서 "협박 내용들은 가히 정보기관이나 국가기관에서 철저한 사찰이 이뤄지지 않으면 확인될 수 없는 내용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가 진행되면서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한 국정조사가 국회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박근혜 캠프에서 가진 정보와 내용이 어떠한 경위를 통해 어떻게 전달됐는지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금태섭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정준길 공보위원과는 검찰 선후배 사이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 오게 된 경위는?= 갑자기 전화 와서 대답한 것이다.
▲ 이후 여러 차례 협박이라고 했는데 다른 형태의 협박이나 위협이 있었나.= 새누리당 대선기획단에서 한 것은 지금 말한 게 전부다.
▲ 혹시 통화내용 녹취했나.= 녹취록은 없다. 이건 제가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법률가로서 오늘 말한 내용 한자도 틀린 내용이 없다.
▲ 4일 전화받았는데 오늘 기자회견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사람과 상의하고 고민했다.
▲ 본인(금 변호사)이 직접 박근혜 캠프와 이야기했나.= 원래 (정 위원과) 아는 사이니까 그런 일은 (없었다).
▲ 안 원장의 반응은?= 처음 9월 4일 아침에 말씀드렸을 때 '정말인가요?' 말하고 말씀 없으셨다. 사실 여부를 재차 삼차 확인했고 한치의 의혹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오늘 일(기자회견)은 오전에 말씀드렸다.
▲ 진상규명 관련해 수사기관에 의뢰할 생각은?= 여러 사람과 상의해보고 추후에 결정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