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의 지난해 수수료 관련 이익은 4조9000억원으로 전년 보다 11%(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2007년 4조7000억원을 2000억원이나 넘어선 수치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해 은행권이 수수료 인하를 통해 은행별로 몇 백억 원씩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고 엄살을 떤 것에 비춰보면 정반대의 결과다.
수수료 인하 여론에 부담을 느낀 금융당국이 팔을 뒤틀자 은행들이 실질적 혜택이 없는 `생색내기식 행태'를 보인 셈이다.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예상 수수료 총수입 가운데 3.78%에 해당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부분에서 일부 수수료만 인하했다.
신한은행도 9800억의 예상 수수료 총수입 중 3.90%에 해당되는 입출금기 수수료 부분의 일부만 내렸다.
우리은행은 총수수료 수입 중 3.96%의 일부, 하나은행은 3.18%의 일부, 외환은행은 2.84%의 일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2.19%의 일부, 씨티은행은 0.05%의 일부를 줄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은행권을 향한 수수료 추가 인하 요구가 다시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의 생색내기용 수수료 인하 행태에 이은 사상 최대 수수료 수익 창출은 역설적으로 은행들이 수수료 추가 인하의 여력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을 한 셈이기 때문이다.
백성진 금융소비자협회 사무국장은 "은행 수수료 수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소비자들의 인하요구에도 실질적 혜택이 없는 생색내기에 치중했다는 점을 입증한다" 며 "은행 수수료는 당연한 대고객 서비스를 돈으로 챙기는 것에 불과하다" 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