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는 25일 오후 6시,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인디즈 마지막 콘서트인 ‘2011 씨엔블루 라이브 인 요코하마 아레나’ 공연을 가졌다.
이날 씨엔블루는 15,000석 규모의 요코하마 아레나 좌석을 매진시키며 K-POP붐을 실감케 했다. 공연 시작 전부터 씨엔블루를 보기 위한 팬들로 요코하마 아레나 부근은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30~40대 팬이 상당수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공연은 시작부터 뜨거웠고 흠잡을데 없이 완벽했다. ‘레디엔고’로 포문을 연 씨엔블루는 ‘Now or never’, ‘보이스’ 등 연달아 세곡을 단숨엔 부르며 공연장의 온도를 달궜다. 관객들은 흡사 스탠딩 공연인 양 모두 일어나 야광봉을 흔들며 환호했다.
세곡을 연달아 부른 리더 정용화는 “(이번 공연은)인디즈로서는 마지막 공연이다. 우리의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기타의 이종현 역시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가슴이 벅차다.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목숨걸고 (공연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다짐처럼 이날 공연은 ‘열정적’이라는 표현을 연상케 했다. 씨엔블루는 20대다운 패기와 싱그러운 매력으로 일본팬들을 사로잡았다. 또 거리 음악으로 갈고 닦은 노련미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달아 선보이며 밴드로서 정체성을 실감케 했다.
‘외톨이야’, ‘직감’, ‘러브’ 등 소프트 모던록장르의 국내 히트곡을 선보일 때는 남성미 넘치는 카리스마를 발산하는가 하면 ‘이클립스’, ‘돈 세이 굿바이’, ‘와이 와이’ 등 감미로운 발라드로 여심을 흔들어 놓는 등 상반된 매력을 어필했다.
관객들은 매 곡마다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는 씨엔블루의 모습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시선을 집중시켰다.
초창기 일본활동 시절 어려웠던 기억도 털어놓았다. 드럼의 강민혁은 “인디즈 시절에는 앰프, 기타, 드럼 등 무거운 악기를 모조리 들고 다녔다. 전차를 타려고 할 때 계단이 나오면 최악이었다. 돈도 없고 춥고, 눈물이 줄줄 흘렀다”라고 고백했다.
기타의 이종현은 “일본 숙소 앞에 큰 상점에서 500~600엔 하는 고기를 사서 셋(이종현, 이정신, 강민혁)이서 나눠 먹으며 행복해 한 적이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종현은 “당시 정용화는 드라마 속에서 톱스타 역을 연기하느라 우리와 함께 없었다”라고 말해 팬들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2시간이 넘는 공연 동안 씨엔블루는 거침없이 내달리며 관객과 호흡했다. 팬들의 앙코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마련된 무대는 인디즈와 메이저의 경계에 선 씨엔블루의 음악적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달콤한 분위기의 ‘상상’은 거친 록버전으로 변형됐고 한층 강렬한 록장르인 메이저 데뷔곡 ‘인 마이 헤드’는 향후 씨엔블루의 다양한 음악적 변화를 예고했다. 이날 밤 자정 음원공개되는 ‘인 마이 헤드’는 이날 공연에서 팬들에게 먼저 선보여졌다.
씨엔블루는 K-POP붐을 주도하는 여타 아이돌 가수들과는 달리 일본에서 밴드활동으로 착실하게 실력을 쌓아왔다. 지난 2009년 6월부터 TV프로그램이나 미디어 노출없이 길거리 공연, 소규모 클럽, 원맨라이브 공연 등을 100회 이상 진행해 왔다.
2010년 오리콘 연간 인디즈 차트 종합 16위, 2010년 종합 9위를 차지했고 2011년에 발표한 인디즈 마지막 앨범 392는 오리콘 데일리 및 위클리 인디즈 차트 1위에 올랐다. 일본에서 정식으로 메이저 데뷔를 하지 않고 인디즈로 활동하는 그룹이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공연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한편 씨엔블루는 오는 10월 19일 워너뮤직 재팬과 정식계약을 통해 메이저로 데뷔한다. 일본의 대형 음반 레이블과 계약하면 전문 프로듀서를 고용해 음반을 제작하고 TV, 라디오 출연 등 미디어에 노출된다.
씨엔블루는 12월부터 센다이, 나고야, 오사카를 거쳐 도쿄 요요기 실내 체육관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일본 전국투어에 돌입한다. 더불어 아시아투어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