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조직위원회는 대회기간 중 98.8%의 입장권이 팔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이 단체표다. 아니 엄밀히 따지면 동원 관중이다. 대구스타디움 주변은 초등학생, 중학생들을 태우고 다니는 관광버스들로 가득하다. 이미 개학을 했음에도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학교가 아닌 대구스타디움으로 향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대회 운영에 있다. 교통이 너무 불편하다.
경기장 주변은 일찌감치 교통 통제를 해 자가용을 몰고 들어올 수가 없다. 설사 경기장 주변으로 들어올 수 있어도 주차장 시설이 부족해 가족 단위의 일반 관중들은 경기장을 찾기가 힘들다. 지하철 역도 1km 정도 떨어져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대체 방안으로 셔틀버스를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수요에 따른 탄력적인 운행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막식이 열린 27일과 남자 100m 결승이 열린 28일에는 많은 관중을 예상했음에도 평소와 다름 없이 셔틀버스를 배치했다. 덕분에 동대구역 방향과 고산, 신매역 방향은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범물동과 율하동 방면의 셔틀버스는 승객이 없어 그냥 서 있기도 했다.
각국마다 시차가 다르기에 밤 늦게까지 스타디움에 남아있는 외신기자들은 셔틀버스를 이용하기도 힘들다. 셔틀버스 승차 안내가 부실할 뿐더러 막차 시간도 0시30분이다. 경기장 주변에는 택시를 잡기도 힘들어서 길에서 아까운 시간을 그대로 버리는 셈이다.
무엇보다 먹을 것이 마땅치 않다. 대구스타디움 주변에는 식당을 찾아볼 수가 없다. 스타디움 서쪽에 짓고 있는 지하쇼핑몰은 여전히 공사 중이다. 게다가 대구시에서 국제육상경기연맹을 의식한 나머지 임시사용승인을 내주지 않아 관중들은 스타디움 내에 위치한 매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취재진들이 이용하는 미디어 레스토랑은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으로 내외신 기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 끼에 무려 1만3,000원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나 2009년 베를린 대회에 비해 배 이상 비싸다. 한국 기자들은 일찌감치 도시락과 라면을 공수해 끼니를 떼웠고 외신 기자들 역시 라면과 김밥 등을 바리바리 싸들고 스타디움으로 향한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취재진은 매점에서 파는 즉석식 덮밥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내외신 기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조직위원회는 부랴부랴 바나나와 음료수를 MPC에 위치한 취재진에게 나눠줬다. 한 마디로 임시방편이었다.
해프닝도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한다.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저녁에는 취재진들이 모두 쫓겨나기도 했다. '저녁에 보안 검색이 있을 예정이지만 프레스센터는 정상 운영되니 일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안내문이 하루종일 붙어있었지만 갑자기 방침이 바뀌어 하던 일을 멈추고 MPC를 떠나야 했다. 외신기자들은 '북한이냐'고 비꼬기도 했다.
100m 결승이 열린 28일에는 밤 11시에 출입구를 모두 걸어잠궜다. 스타디움 내에는 취재진들과 자원봉사들이 남아있었지만 조직위원회는 안내요원은 물로 보안요원조차 배치하지 않은 채 스타디움을 떠났다. 보안검색을 위해 스타디움에 있는 모든 인원을 내보낸 지 이틀 만에 '안전불감증'을 그대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