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은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리둥절하다"며 "앞으로 더 연기에 집중해서 잘해야겠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올 여름 기대작 중 하나인 '고지전'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훈 역시 "'고지전'이 연기 인생에 있어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의미를 다졌다.
'고지전'은 2년 간의 휴전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던 1953년, 최전방 애록고지에서 벌어진 치열한 전투와 그 안에서 한 순간도 전쟁을 멈출 수 없었던 병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제훈은 극 중 학도병으로 전쟁에 참여해 수많은 전쟁을 치르며, 초고속 진급으로 갓 20살에 대위에 오르는 신일영 역을 맡았다.
그는 "높은 위치에 있지만 굉장히 어린 나이"라며 "어린 아이가 어떻게 전쟁터에 살아 남아서 군대를 이끌 수 있지란 궁금증은 영화를 보면 풀 수 있다. 개인적인 사연들이 있고, 어릴적 아픔과 트라우마도 있다"고 궁금증을 더했다.
이어 "어린 아이가 전쟁을 이끈다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이라며 "신일영을 보면서 '전쟁은 반드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란 것을 느꼈으면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제훈은 신일영 역을 위해 3번의 오디션을 봤고, 이후 3~4개월간 다른 작품도 마다하고 오로지 '고지전'만을 기다렸다. 그는 "같은 작품을 3번 오디션 본다는 건 어찌보면 무모한 일인데 '시나리오와 장훈 감독'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다른 작품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고지전' 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직 군 미필자인 이제훈은 영화 찍는 수개월 동안 신일영 대위로 군 복무(?)를 미리 경험했다. 그는 "촬영 전 체력훈련과 더불어 군사훈련을 5주간 받았다"고 웃은 뒤 "폭탄 터지고, 높은 고지를 향해 올라가는 (영화 속) 군인들의 모습들이 장난이 아니다"며 "촬영 내내 온 몸이 다 멍들고 쑤실 정도로 육체적 정신적으로나 쉽지 않았던 작업"이라고 전했다.
그간 '파수꾼', '약탈자들' 등 작은 규모의 영화에 출연해 왔던 그에게 대규모 상업영화의 현장은 낯설게 느껴질 만하다. 하지만 그는 "영화 외적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며 "신일영을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하고, 연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것만 집착하기에도 아직은 벅찼던것 같다"고 신인의 자세다.
꿈도 야무지다. 이제 대중 곁으로 한 발 다가설 준비를 마친 이제훈은 "'고지전' 다음 작품으로 뭘 할지 모르겠지만 다음이 계속 궁금하고, 가능성이 충만한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7월 21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