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의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했던 워싱턴포스트(WP)의 밥 우드워드 기자를 언급한 뒤 "어산지가 기밀 폭로로 기소된다면 우드워드 기자도 그렇게 돼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 관리들은 스스로 잘난 체 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밀정보를 누설하고 있다"면서 "나는 `이중잣대'를 목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미 법무부에서 법률자문실장을 지냈던 잭 골드스미스도 지난 10일 '로페어'(Lawfare)라는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어산지가 지나치게 과도한 비난을 받고 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글에서 "나는 미국의 안보나 외교정책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비밀폭로에 대해서는 분명히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어산지가 지난 1917년 제정된 '간첩법'의 어떤 조항을 위반했는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폭로의 책임은 비밀을 지키도록 권한이 부여된 기관에 있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면서 "기밀정보에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정부의 관리가 지나치게 헐거웠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골드스미스 전 실장은 특히 "왜 이런 분노가 어산지에게만 집중되고 (문건을 보도한) 뉴욕타임스(NYT)를 겨냥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공화당 소속 론 폴(텍사스) 하원의원도 어산지에 대해 미국의 '망상적인' 외교적책을 노출시켰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지난 9일 본회의 발언을 통해 어산지에 대한 기소를 비난하면서 "위키리크스가 기밀자료를 공개했다는 것으로 기소된다면, 이들 기록을 기사화한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등은 왜 기소할 수 없느냐"고 지적했다.
호주 언론도 이날 어산지에 대한 호주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며 옹호목소리에 가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호주의 신문, 방송사 편집·보도국장들은 이날 공개서한을 통해 위키리크스를 '일종의 언론매체'라고 규정한 뒤 "이번에 공개된 외교전문이 국가안보나 개인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어산지나 위키리크스가 호주법을 위반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이같은 문건의 공개를 불법화하는 어떤 시도에도 저항한다"면서 "이런 행동은 위키리크스 뿐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대변해서 정보를 공개하려는 전세계 모든 언론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이스 이나스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도 지난 13일 대통령궁에서 열린 행사에서 향후 활동계획에 대해 언급하면서 "퇴임 후 첫 활동이 언론자유와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거리행사에 참석하는 게 아닐까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