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에이지3' 지나 강, "빛으로 새로운 애니 창조"

한국인 조명감독, 4년 만에 한국 찾아

지나
"실제가 아닌 실제처럼 빛을 컴퓨터로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비롯해 애니메이션 등에 한국인 스태프의 참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더 이상 화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우수한 인력들이 할리우드 내에서 당당히 '코리안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8월 13일 개봉을 앞둔 3D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3:공룡시대'를 만든 폭스 엔터테인먼트 산하의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의 조명감독 지나 강(한국명 강진아)도 그 중 한 명이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은 '업'의 한국인 조명감독 조예원씨가 한국을 찾기도 했다.

4년 만에 한국에 들어왔다는 지나 강은 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뿌듯하다"는 짧은 말로 소감을 전한 뒤 "한국에 와서 기사를 보고 예원씨가 온 것을 알게 됐는데 굉장히 반가웠다. 저하고 학교도 같이 다닌 선배인데 이렇게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두 작품이 개봉되고, 같은 조명감독의 입장이지만 경쟁자라기 보다 할리우드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의 느낌이 강하다는 게 지나 강의 설명이다.

할리우드에서 '코리안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이들이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그들의 역할은 생소하기만 하다. 지나 강은 "일반인이 봤을 땐 만화에 왠 조명감독이 있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조명감독은 실제처럼 빛을 컴퓨터로 만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면을 처음 받았을 때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거기에 빛을 입혀 사물의 정체를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없는 세계를 공감할 수 있게 창조하는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동굴 속에 빛을 비췄을 때 동굴 속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지나 강은 이화여대 장식미술학과 환경디자인을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인테리어 설계사로 잠시 일을 했다. 이후 뉴욕 비주얼 아츠 학교에서 검퓨터 아츠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아이스 에이지3' 외에 지난해 개봉한 '호튼'도 그녀의 조명에 의해 탄생됐다. 현재는 2011년 개봉 예정인 '리오'를 작업 중에 있다.

그녀는 "건축보다 좀 더 발전된 모습이 3D를 이용한 가상현실이 아닐까 생각했다"며 "가상현실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게임, 3D 애니, 실사 CG로 나뉘는데 그 중 적성에 제일 잘 맞는 3D 애니메이션 조명분야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에 무한 만족을 느끼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영화를 만들고, 배우(캐릭터)도 창조할 수 있고, 얼마나 매력적인가"라고 연신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같은 길을 가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싶어 했다. 공부할 때 제대로 된 참고자료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힌 그녀는 그동안 시행착오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습득한 노하우를 책으로 펴내는 게 작은 소망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영화를 보면서 꼭 같이 참여해보고 싶은 욕심이 너무 많다. 아직 기회가 없지만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참여하고 싶다"는 말로 지나 강이 아닌 강진아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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