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23일 서울 마곡지구에서 개최된 'LG 사이언스파크' 기공식에 참석해 "어려운 상황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위기 이후에 대비해야 한다", "LG 사이언스파크가 대.중소기업 R&D 협력의 거점이 되어 동반성장의 성공 모델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월 전경련 신축회관 준공식에 참석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단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이처럼 박 대통령은 주요 경제단체들과 꾸준한 교류를 가져왔다. 해외 순방때는 우리나라 기업인과 방문국 기업인간의 비즈니스포럼에 꼭 참석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돕는다.
하지만 이번 LG 사이언스파크 기공식 참석처럼 특정 대기업의 내부 행사에 박 대통령이 참석한 전례는 없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LG 사이언스가 4조원을 투자해 9만여명의 고용 유발효과와 24조원의 생산유발 효과 예상된다며 대기업의 국내 투자를 격려한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단독행사는 아니어도 특정 대기업이 부각되는 행사에 참석하는 행사도 부쩍 잦아졌다. 지난 9월에 있었던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은 삼성을 위한 행사였다고 할 수 있다.
17개 시도별로 주요 대기업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연계해 1:1 전담지원체계를 구축하기로 한 이후 처음 열린 이 행사에서 박 대통령은 "대구 지역의 창조경제는 이곳 대구에서 시작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이 든든한 멘토와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서 새롭게 일으키게 될 것"이라며 삼성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지난 20일 부산에서 개막한 ITU 전권회의 총회때는 박 대통령이 월드 IT쇼를 관람하면서 SKT 부스와 KT 부스를 들러 자연스럽게 이들 두 기업이 조명을 받았다. 특히 KT의 경우 황창규 회장이 "오늘 기가 인터넷 시대를 열겠다"며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해 박 대통령으로부터 "준비를 잘하고 계신 것 같다", "기대를 하겠다"는 반응을 얻어냈다.
박 대통령의 친대기업 행보는 대선 직전이던 2년여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마저 느끼게 한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시절부터 경제민주화 화두를 선점하고 재벌개혁론자인 김종인 전 의원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 영입해 대기업들을 긴장시켰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더는 거론 안 할 걸로 본다"며 "(경제민주화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했던 데 대해 국민들에게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