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대행사(PG), 통신사, 금융사 등 기존 사업자들은 '카카오페이'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면서도 저마다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5일 출시 이후 보름 만에 13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았다. 추석 연휴 이후에는 시간당 최대 2천명이 몰리는 '가입 러시'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국내 3천6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 회원에 있다. 이들은 언제든 카카오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잠재적 고객인 셈이다.
또 결제대행사 LG CNS와 제휴를 맺은 것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 CNS는 공인인증서 없이도 물건을 살 수 있는 인증수단 '엠페이'를 출시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BC카드, 현대카드에서 서비스 중이며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도 조만간 보안성 심사를 거쳐 합류할 예정이다.
그러나 신규 사업자인 만큼 대형 가맹점을 확보할 수 없다면 시너지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수 있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며 "거래 대금 규모가 작아 카드사와의 수수료 협상에서도 불리한 것도 단점"이라고 말했다.
결제대행사 진영에서는 10만여 개 가맹점을 보유한 KG이니시스[035600], NFC(근거리무선통신모듈) 기반 결제서비스를 선보인 한국사이버결제[060250](KCP), 그리고 카카오페이와 손잡은 LG CNS의 3파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KG이니시스와 KCP는 나란히 지난달 각각 신규 결제 서비스 'K페이', '셀프페이'를 내놓으며 결제대행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PG 업계 관계자는 "PG사들이 이제 신용카드 정보를 직접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보안 리스크에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 진영은 2년 전부터 간편결제 서비스를 해 온 만큼 기존에 확보한 고객과 방대한 규모의 가맹점을 무기로 '존재감 알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플래닛의 페이핀은 총 6만개, LGU+의 페이나우는 10만개에 달하는 가맹점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은행사들도 재작년부터 앞다퉈 전자지갑 서비스를 내놓는 등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사용자로선 특정 은행의 계좌나 카드만 사용할 수 있어 보편화한 서비스로 성장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자사 고객의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되 일부 카드사처럼 카카오 등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와의 제휴 정도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최근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한 중국의 e-커머스 업체 알리바바 등 해외 사업자들의 파급력은 당분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술(IT) 업계 시장조사업체 스트라베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알리바바의 영향력은 국내 규제와의 충돌 때문에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 직접 진출보다는 국내 사업자와의 협업을 통한 결제 서비스 제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