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북한이 동맹인 한국을 침략하면 미군을 파병해야 한다는 미국민의 비율은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카운슬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발표한 미국민의 외교정책 관련 의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6∼29일 전국 성인 2천108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북한이 미국민의 비호감 국가 1위에 올랐다.
북한에 대한 미국민의 호감도(100점 만점)는 23점에 불과했다.
북한의 잇따른 미국 시민권자 억류 사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호감도가 낮은 국가는 북한 다음에 이란(27점), 이라크(31점), 파키스탄(33점), 러시아(36점), 쿠바(41점), 중국(44점) 순이었다.
반면 호감도가 높은 국가는 캐나다(79점)였고 우리나라(55점)는 영국(74점), 독일(65점), 일본(62점), 프랑스(61점), 이스라엘(59점), 브라질(58점) 다음이었다.
북한이 한국을 침략하면 미군을 동원해야 한다는 응답은 47%(반대 51%)였다.
공화당원의 53%, 민주당원의 44%, 무당파의 46%가 파병을 지지했다.
남침 때 미군을 파병해야 한다는 데 대한 평균 찬성률이 반대율보다 여전히 낮기는 하지만, 이는 설문조사에서 1982년 관련 항목이 생긴 이래 가장 높은 수치라고 시카고카운슬은 설명했다.
미군 참전에 찬성한다는 응답률은 첫 조사 때인 1982년 22%로 최저치를 기록하고 나서 1998년 30%, 2010년 40% 등으로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는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찬성률도 2012년 60%에서 올해 64%로 높아져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미국민들은 그러나 북한발 위협이 당장 군사작전을 준비해야 할 정도로 시급하다고 보지 않으며 대북 정책에서도 '외교 우선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대다수인 85%가 지지했다.
북한의 핵개발을 와해시키려 군사 목표물이나 의심 핵 시설을 공습하는 데 반대한다는 응답자가 55%로 과반이었고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41%였다.
북한을 장악하려 지상군을 파병해야 한다는 항목에도 78%가 반대했고 18%만 찬성했다.
미국 지도자들이 현안 해결을 위해 북한 지도자들과 만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응답도 61%에 달했다.
이는 쿠바(73%), 이란(67%)보다는 낮지만 탈레반(49%), 헤즈볼라(50%), 하마스(50%)보다는 높은 것이다.
다만, 미국이 북한의 핵물질 또는 무기 운반을 감시하고 금지하는 등 북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데 66%가 지지했다.
또 북한을 상대로 한 스파이 활동 강화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79%(반대 18%)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지만 한국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은 중단해야 한다는 답변이 57%로 찬성(40%)보다 높았다.
한·미 관계 전반이 '동반자'(partner)라는 견해가 70%로, 2년 전보다 5%포인트 상승하면서 '경쟁자'(rival)라는 의견(27%)을 압도했다.
이는 일본이 '동반자'라는 인식(80%)보다는 낮고 중국(33%)보다는 높은 것이다.
전통적인 동맹인 한국, 일본과의 관계가 다소 소원해지더라도 중국과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응답은 33%였고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더라도 한국, 일본과 더 강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답변은 59%였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0∼10점)로 미국(8.6점)이 최상위에 올랐고 이어 중국(7.4점), 유럽연합(EU·7.1점), 일본(6.3점), 러시아(6.2점), 인도(4.8점), 한국(4.7점) 등이 뒤를 이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양국 무역 거래가 늘면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6대 교역국이 됐지만, 한국이 미국의 10대 무역국이라는 점을 아는 미국민은 24%에 그쳤다. 44%는 '톱20'에 든다고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