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살맛 나는' 사람들의 인기 검색어는 무엇일까.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소득, 교육, 기대수명 등의 사회적 평등·불평등 정도에 따라 인터넷에서의 주된 검색어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구글 등과 협력해 소득·교육·기대수명 등 삶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변수를 기준으로 평등·불평등 정도에 따라 인터넷 검색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랬더니 네브래스카, 아이오와, 와이오밍은 물론 미국의 동북부와 서부 대도시 지역 등 소위 살기 좋은 지역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검색어는 '디지털 사진기'였다.
자신들의 '행복한' 삶을 영상·이미지로 담아내고 싶은 희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이어 유명 육아용품 업체 이름이 뒤를 이었다. 이 역시 자신들의 살맛 나는 생활을 후세에게 물려주려는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또 영상통화 등을 할 수 있는 '스카이프'와 스트레칭 등 운동할 때 사용하는 대형 고무공도 인기 검색어였다.
아울러 마추픽추, 뉴질랜드, 스위스, 평창(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등 쉽게 갈 수 없는 원거리 여행지도 검색어 순위 상위에 올랐다.
또 흥미로운 것은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뉴저지, 워싱턴DC 지역 주변에 사는 중산층 이상 고소득층은 각종 명절에 사용할 엽서나 카드 관련 단어 검색을 주로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지인들에게 자신들의 소식을 알리겠다는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에 사회적 불평등 정도가 심한 생활을 하는 저소득층 등의 주된 검색어는 건강문제, 살빼기, 비디오게임, 종교 관련어로 집약됐다. 지역적으로는 켄터키, 아칸소, 뉴멕시코, 오리건 등이 꼽혔다.
특히 종교 관련 검색어는 '지옥' 등 주로 반(反) 종교적 단어이거나 '무아지경'과 같은 역설적 의미의 검색어가 주류를 이뤘다.
간식거리의 하나인 케이크를 놓고도 살기 좋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곳에 사는 사람들의 검색어는 확연히 달랐다.
살기가 팍팍한 지역주민들은 임신한 지인을 축하하려고 아기용품을 선물하는 축하파티에 어떤 케이크를 가져갈지를 고민했던 반면에 살맛 나는 지역주민들은 자신이 먹을 간식·후식용 소형케이크(컵케이크)를 주로 검색했다.
최근 수십년간 미국 내에서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하자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태도가 확연히 구분되기 시작해 검색어에서도 큰 차이가 나게 됐다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토론토대학의 사회학자 댄 실버는 "이런 상황을 이해하면 삶이 팍팍한 사람들이 왜 종교 관련 단어를 검색하면서 종말론적 관련어를 찾게 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