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계 캐나다 여성이 2차대전 당시 자신의 어머니와 이모도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를 강요받았다고 공개했다.
이는 네덜란드계 호주인으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폭로한 얀 루프 오헤른(91)의 증언과 흡사한 것으로, 과거 일본군의 위안부 운영이 얼마나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졌는가를 다시금 확인시켜주고 있다.
미국 워싱턴 비영리 연구단체인 아시아 폴리시 포인트(APP)의 민디 코틀러 소장은 18일(현지시간) 캐나다에 거주하는 테아 비젠버거 반 데르 왈이 보내온 서한을 연합뉴스에 공개했다.
1940년대 초반 인도네시아에서 출생한 그는 "일본은 자신들의 승리를 과시하고 점령된 사람들에게 수치심을 주려고 강간을 했다"며 "당시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의 문틸란(Moentilan) 수용소에 억류돼있던 어머니와 이모도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갔다"고 폭로했다.
그는 "어머니와 이모는 10년 전 돌아가시기 전까지 자신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단 한 번도 알리지 않았다"며 "어머니와 이모로부터 유일하게 이 사실을 전해들었던 막내 이모는 두 분이 돌아가시고 나서야 2009년 나에게 이를 털어놨다"고 설명했다.
그는 "1944년 1월25일 일본군 헌병대는 수용소에 있던 어리고 젊은 여성들을 골라 인근 성 사비에르 성당으로 끌고 갔다"며 "수용소 지도자들과 의사가 (전쟁포로와 부상자, 민간인 등을 보호하도록 한) 제네바 국제협약 위반이라고 항거했지만 무시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이어 "헌병대가 성당 안에서 여성들을 조사한 뒤 성당 밖에 있던 버스로 끌고나가자 폭동이 일어났다"며 "수용소에 있던 여성들이 흙과 돌을 헌병대에게 던졌지만 소용이 없었고 헌병대는 칼로 비무장 상태의 여성들과 아이들을 베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흘 뒤인 1월28일 되돌아온 여성들은 다시 자바주의 마겔랑이라는 곳으로 끌려가 비극적인 생활을 이어갔다"며 "이모는 수용소에서 자살을 시도했으나 어머니의 도움으로 살아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전쟁이 끝났지만 피해자들에게는 고통이 끝나지 않았다"며 "어머니는 전쟁 이후 계속 악몽을 꾸었고 이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해 사실을 폭로했던 네덜란드계 호주인인 오헤른도 비슷한 수용소에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어머니와 이모는 부끄러워했고 용기를 내지 못했다"며 "나는 이 같은 사실을 캐나다 언론에 알리지 않았지만 이제는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1994년 조사에서 문서로 입증된 네덜란드 출신 위안부 피해자가 65명에 달한다고 밝혔으며 네덜란드 하원과 시민단체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