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간 세월호특별법 합의 이후 후폭풍이 거세게 불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리더십에 적잖은 상처를 입게 됐다.
박 위원장의 첫 작품인 세월호 특별법 합의가 당 안팎으로 비판을 받으면서 매운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특히 11일 의원총회에서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유가족과 국민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존의 여야 합의안에 추인을 받지 못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면서 박 위원장이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김영환, 은수미 등 강경파 의원들은 "잘못된 협상이기 때문에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왔다. 강경파들은 사실상 협상 무효화를 주장했다.
"왜 이렇게 성급하게 합의를 했느냐", "이런 합의안으로 진상규명이 가능하겠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다른 한편에선 황주홍, 정성호 의원 등 온건파들이 "비대위원장의 첫 작품인데 우리당이 분열하는 듯한 모습은 좋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결국 이미 박 위원장이 특검 추천권과 관련해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를 존중하자는 뜻에서 "다시 협상을 추진한다"는 수준에서 위기는 봉합됐지만, 박 위원장 앞길에 '뇌관'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당장 12일 재개되는 협상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리더십은 다시 불안해질 수 밖에 없다.
증인 채택 문제에서도 청와대 정호성 부속실장과 김기춘 비서실장 등을 불러내지 못할 경우 청문회 무용론까지 나올 수 있어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
박 위원장은 증인채택 문제를 특검 추천권 문제와 연계하는 방법으로 여당을 압박할 전망이지만, 여당 역시 "합의는 이미 끝났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추가 협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아직까지 이렇다할 '묘수'는 보이지 않지만 막판 협상력을 발휘해 세월호법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박영선 체제는 빠르게 안착하며 순항할 개연성이 있다.
당 관계자는 "그동안 '여당 저격수'라는 별명을 가졌던 박 위원장이 이번에 너무 쉽게 물러서면서 입지가 좁아졌다"며 "다시 협상을 벌이면서 어떻게 돌파구를 찾느냐가 향후 정치 행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