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위원회는 1차 회의에서 차기 감독 후보군을 국내 지도자와 외국인 지도자로 크게 분류하는 작업까지만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용수 기술위원장을 제외하고 회의에 참가한 기술위원 6명의 의견이 국내 지도자와 외국인 지도자로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모든 감독을 대상으로 자격 요건을 대입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기술위원회가 제시한 기준은 총 9가지다. 대륙별 선수권대회 지도 경험과 월드컵 예선 경험, 월드컵 본선 16강 이상 지도 경험, 클럽팀 지도 경험, 교육자로서의 인성, 유소년 지도 프로그램 참가 여부, 연령, 영어 구사능력, 즉각적인 계약 여부를 전체적으로 고려한 끝에 3명의 외국인 지도자가 우선 협상 대상자로 최종 압축됐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모든 후보를 이 기준에 대입한 결과 외국인 3명이 최상위에 자리했고, 국내 지도자 1명도 최종 기준에 부합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술위원회는 현재 한국 축구가 처한 환경을 고려할 때 이번 감독 선정 과정에서 국내 지도자는 포함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모았다. 이 위원장은 "국내 감독들도 충분히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한 번 더 변화를 통해 경험있는 지도자를 모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후보군 선정에서는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외국인 감독 선임 과정서 가장 큰 문제인 연봉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연봉 협상에 대한 부분은 기술위원회가 아닌 축구협회 차원의 판단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과정은 고려하지 않았다.
기술위원회가 지목한 3명 가운데 계약이 성사될 경우 2007년 핌 베어벡 감독 이후 7년 만에 외국인 감독이 다시 축구대표팀을 이끌게 된다. 그러나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는 기술위원회가 다시 한 번 후보를 뽑아 재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후보 3명과 협상이 쉬울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의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 협상 과정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