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마스조에 지사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해 양국 관계의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마스조에 지사를 접견하며 “일부 일본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양국관계의 어려움을 가중시켜왔다”고 지적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고노담화 검증, 야스쿠니신사 참배, 독도 영유권 주장, 교과서 문제 등 일본의 도발 때문에 한일관계가 냉각됐다는 인식을 보인 것이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선 한일관계 개선의 1차적인 시금석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성의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군대위안부 문제는 두 나라 사이의 문제일 뿐 아니라 보편적인 여성인권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잘 풀어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발언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기본입장은 당사자인 일본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조속히 제시하라는 것이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가시적인 조치를 일본이 먼저 내놓아야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이 북한 핵을 비롯해 대북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구축할 수 있는 신뢰를 요구하는 점에 비춰보면 당연한 논리적 귀결로 보인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그동안 한일정상회담을 희망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지난 3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을 제외하고 단독정상회담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날 마스조에 지사가 전달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구두메시지는 관계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7일 위안부 문제 관련 한일 국장급협의가 열리는 시점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별도의 해법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가 하면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박 대통령과 마스조에 지사의 접견 소식을 보도하면서 “박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 국내의 반발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얼어붙은 한일관계는 한국에게는 해방이지만 일본에게는 2차세계대전 패망일인 다음달 15일을 앞두고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 당국자도 “8·15를 앞두고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이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고 일본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다만 급변하는 동북아시아 정세를 고려할 때 한일관계를 이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고민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한 한미일 공조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해야 하고, 미일과 중국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본을 견제하면서도 동시에 관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